올햄Oliverham

서울, 용산마시기

오담, 용산 2차로 가는 마당 야장 이자카야

오담 (五談 / ODAMI)

용산에서 저녁 자리 잡고 2차는 보통 어디로 이어가시나요. 저는 얼마 전에 뜯고기 신용산본점 다녀왔다고 올렸는데, 그날 1차 마치고 2차로 다녀온 곳이 여기 오담이었어요.

용산에 직장이 있는 친구가 이 땡땡거리, 백빈건널목이라 부르는 골목에 요즘 좋은 술집이 많이 생겼다고 하더라구요. 뜯고기 나와서 그 근처 2차 자리를 검색해 보니까 여기가 나왔고, 마침 지나가는 길에 마당 같은 자리에 캠핑용 접이식 의자에 앉아서 술 마시는 분들 모습이 좋아 보여서 워크인으로 들어갔습니다.

용산에서 저녁먹고 2차로 가기 좋은, 데이트 또는 회식 후 2차로 가기 좋은 장소입니다.

오담 (五談 / ODAMI)

서울 용산구 신용산역, 용산역 도보권 (백빈건널목 골목 안쪽)

매일 저녁 (정확 영업시간은 매장 확인 권장)

가게 사정에 따라 조금 변경될수도 있습니다.

주차 팁 먼저 드리면, 이자카야라서 술 드시게 되니까 차량보다는 대중교통이나 도보가 편합니다. 그래도 자차로 오셔야 하면 용산역 아이파크몰 주차장이나 근처 유료주차장 활용하시는게 좋습니다. 매장 자체 주차나 발렛은 확인되지 않아서, 예약하실 때 매장에 직접 여쭤보시는걸 권장드려요.

이 매장의 하이라이트가 바로 이 마당 야장이에요. 매장 앞쪽 공간에 캠핑용 접이식 의자랑 테이블을 놓아서 야장 자리를 만들어 두셨습니다. 저희가 갔던 8월 말 저녁이라 조명이랑 밤 공기 조합이 정말 좋았어요. 흰색 매장 외관에 따뜻한 톤의 조명이 나와서 골목이 은은하게 밝혀지는 인상이에요.

지나가면서 이 야장이 눈에 확 들어와서 저희도 여기 앉고 싶어 보니 꽉 차 있는줄 알았는데, 마침 한 일행이 일어나서 바깥 자리에 앉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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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으로 들어가면 다찌석이랑 테이블 자리가 있어요. 다찌석은 어두운 목재 카운터에 나무 스툴이 있고 그 안쪽에 오픈 주방이 있어서 셰프님이 요리하시는 모습을 앞에서 볼 수 있는 구조입니다. 조명 톤이 따뜻해서 다찌석에 앉아서 사케 마시는 분들 표정이 다 좋아 보였어요.

바깥쪽에는 테이블 자리가 있어서 저희처럼 3~4인이 오면 테이블 자리 앉기 편합니다.

아쉽게도 내부에는 자리가 없었고, 외부에 자리가 있어 외부로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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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쪽 벽에는 나무 선반이 붙어 있고 그 위에 사케, 와인, 맥주 병들이 정갈하게 놓여 있어요. 병 색상만 봐도 녹색, 투명, 파란색, 갈색까지 다양해서 이 집 사케 와인 라인업이 은근 넓다는게 그림으로 보입니다. 오픈 냉장고까지 볼 수 있어서 어떤 술이 있는지 미리 훑어보는 재미가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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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담의 메뉴판입니다. 이벤트로 인스타그램이나 네이버 리뷰를 작성해서 보여주시면 트러플 감자샐러드나 오이빙빙이 서비스로 나온다고 합니다. 매장 이용 룰이 하나 있는데, 인원수 대비 메인메뉴 필수 주문이 있어요. 저희가 4인이라 메인 1개, 사이드 1개 조합으로 시켜야 했습니다.

메뉴판 맨 앞에 써있습니다. 다만 메뉴판을 전달 받을때 바쁘셔서인지 해당 부분 안내를 못받았고, 사케만 주문하려고 했더니 메뉴는 없이 주문하시냐고 좀 당황한 톤으로 말씀주시길래 다시 봤더니 이런 규칙이 있었더라구요.

메뉴는 사시미, 국물요리, 열음요리, 튀김요리로 카테고리가 나뉘어 있고, 각 카테고리마다 추천 표시가 붙은 시그니처 메뉴가 있어요. 저희는 1차에서 뜯고기 배부르게 먹고 와서 2차는 부담 없는 조합으로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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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사이드로 타코와사비를 시켰어요. 이 세팅이 재밌었습니다. 빈티지 크리스탈 컷 접시에 김을 큼직하게 잘라 세워두고, 그 옆에 오이 슬라이스랑 노란 절임을 나란히 담았어요. 타코와사비는 검정 종지에 따로 담겨 있고, 그 위에 녹색 와사비랑 빨간 고추가 살짝 올라와 있습니다. 하얀 새우칩도 별도로 나와요.

김에 타코와사비랑 오이를 얹어서 싸먹는 방식인데, 첫 입에 와사비의 톡 쏘는 향이랑 문어 살의 쫀득함이 같이 올라와요. 사케 안주로 클래식하게 잘 어울리는 조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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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은 차돌숙주 볶음. 은색 원형 접시에 담겨 나오는데 접시가 예뻤습니다 잘 어울렸어요. 짙은 갈색 소스에 볶은 숙주랑 차돌이 얹혀 있고, 파랑 참깨가 마무리로 뿌려져 있습니다. 숙주가 아삭한 식감을 유지하고 있어서 볶음인데도 씹는 재미가 있었어요. 차돌이 얇게 들어가 있어서 기름진 인상이 무겁지 않고, 사케 한 잔 사이에 곁들이기 딱 좋은 밸런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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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사케 이야기입니다. 저희가 처음 시킨 사케는 유키노보우샤 야마하이 준마이(雪の茅舎 山廃純米)였어요. 찾아보니, 아키타현 사이야주조점에서 만드는 사케인데, 야마하이 방식으로 빚었다고 합니다.

좀더 찾아봤습니다. 스터디하는 김에.. 야마하이가 뭐냐면 옛날 방식으로 자연 미생물이 스스로 발효를 만드는 스타일이에요. 보통 야마하이 사케는 강한 향이랑 진한 우마미가 특징인데, 유키노보우샤는 특이하게 그 강한 향 대신 프루티한 투명감이 있는 스타일입니다.

한 잔 따라 보니 살짝 노란빛 도는 광택이 있고, 향은 차분하고 은은한 단맛이 올라옵니다. 목넘김이 정말 매끈해요. 크리미한 텍스처라는 표현이 딱 어울립니다. 첫 잔부터 좋은 인상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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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로 시킨 사케는 치토세츠루 준마이긴푸(千歳鶴 純米吟風)였어요. 홋카이도 사포로에서 만드는 사케인데, 홋카이도산 사케 쌀 긴푸를 사용한다고 합니다.

일본주도가 +3.5 정도로 살짝 드라이 계열인데, 마셔 보니 사과 같은 신선한 산미랑 투명한 단맛이 조화롭게 잡혀 있어요. 드라이하다는 표현보다는 오히려 부드럽고 시원한 인상에 가까웠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 치토세츠루가 더 취향에 맞더라구요. 프루티하면서도 목넘김이 가벼워서 2차 자리에 이어 마시기 편했어요.

뭔가 제 입맛이 고장난건지, 아마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최근 우리나라에도 사케가 정말 다양한 종류가 많이 들어오고 있는 것 같아요. 저희가 사케에 관심을 가진지 얼마 안 됐는데, 알아 갈수록 지역별, 양조장별, 정미율이랑 발효 방식별로 스타일이 정말 다양하다는걸 느낍니다. 복잡도가 높다 보니 사케는 조금 더 스터디를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지만.. 그럼에도 너무 복잡하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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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좀 지나서 매장 내부를 다시 둘러봤어요. 셰프님들이 다찌 안쪽에서 계속 요리하시고 계셨고, 매장에 사람들도 꽉 차 있었습니다. 우리나라 이자카야인데 일본 어느 도쿄 뒷골목의 자그마한 스탠드 바에 앉아 있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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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지 재밌었던게, 이 매장 옆에 자매 브랜드로 오셈이라는 바가 하나 더 있어요. 오담에서 나오면서 카운터에서 카드 한 장을 챙겨주셨는데, 오담에서 왔다고 말씀드리면 딸기랑 생크림을 서비스로 준다고 합니다.

오담도 한번 찾아보니, 도보 3분 거리에 있고, 새벽 2시까지 영업하고, 룸도 있어요. 2차로 오담 오시고 3차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게 오셈으로 넘어가거나, 오담이 꽉 차면 오셈으로 보내는 방식, 압구정에서 운영되는 간판없는 술집인 파인앤코-크리켓서울 도 비슷한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거든요.

다음에 다시오면 오셈도 한번 가보고 싶습니다.


정리해 보면, 오담은 용산 땡떙거리 쪽이나 용산역 근처에서 1차 자리 마치고 2차로 이어가기 정말 좋은 자리였어요. 마당 야장이 이 매장의 하이라이트인데, 오시면 야장 자리가 나있다면 그쪽에 앉아 보시는걸 강력하게 권장드립니다. 여름 저녁이나 초가을 밤이라면 특히 모습이 예쁩니다.

그리고 의외인 부분이 사케 페어링 라인업이 알찼습니다. 아쉬운점은 메뉴판에 전문사케점처럼 드라이/아마 정도를 표시해주면 좋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그래도, 사케에 관심 있으신 분들한테 특히 좋은 자리입니다. 유키노보우샤나 치토세츠루처럼 한국에 잘 알려지지 않은 사케도 라인업에 있어서 새로운 사케 도전하기에 좋은 곳입니다.

5점 만점에 4.7점 드리겠습니다. 다음에 오면 야장 자리 잡고, 이번에 못 먹은 사시미도 시켜 보고, 마무리로 오셈까지 이어가는 코스로 다녀오려고 해요.

추천드리는 분: 용산역이나 삼각지 근처에서 1차 마치고 2차 자리 찾으시는 분, 마당 야장에서 캠핑 무드로 편하게 사케 한잔 하고 싶으신 커플, 사케 페어링에 관심이 생겨서 새로운 사케 도전해보고 싶으신 분, 조용하게 워크인으로 이자카야 다녀오고 싶으신 30~40대 친구 모임. 야장 자리는 선점되기 쉬우니 이른 저녁에 오시면 좋겠습니다.

2차이자카야사케야장워크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