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제이커피, 왕십리에서 노트북 펴기 좋은 조용한 카페

왕십리, 상왕십리 쪽에서 주말에 친구랑 브런치 먹고 나면, 후식으로 커피 한 잔 마시면서 조용히 이야기할 카페를 찾게 됩니다. 이 근처가 아파트 밀집 상권이라 프랜차이즈 카페는 널려있는데, 통창 있고 감도까지 잡힌 곳, 그리고 옆 테이블 소리에 안 밀리는 조용한 자리 잡기 좋은 곳은 은근 잘 안 보여요. 왕십리역 근처는 상가 카페 분위기고, 신당 쪽까지 가기엔 조금 멀고, 성수까지는 대중교통 시간이 아깝고요.
이번엔 친구랑 상왕십리 쪽에서 브런치 먹고 후식 자리 잡을 곳을 찾다가 블루제이커피를 다녀왔어요. 상왕십리역이랑 왕십리역 딱 쯤에 있는데, 센트라스나 텐즈힐 근처에 사시는 분들 기준으로는 걸어오기 편한 자리에 있습니다. 왕십리나 신당 쪽에서는 조금 걷는 거리라 지하철 한 정거장 타시는 게 편하고, 저는 상왕십리 쪽에서 걸어서 다녀왔습니다.
3층짜리 건물에 매장이 통째로 들어가있는 형태예요. 건물 바깥 벽에 파랑어치 새를 형상화한 파란색 픽토그램이 크게 그려져 있는데, 브랜드 컬러랑 이름을 건물 파사드 자체로 활용한 인상이었습니다. 왕십리 뒷골목 특유의 오래된 상가들 사이에 이 매장 하나가 확 튀는 감도로 자리 잡고 있어요.

매장 옆모습입니다. 기존 구축건물을 블루제이만의 고유한 감성으로 1층 전체를 칠했구나 라는 느낌을 줍니다. 파랑색 새 그림이 포인트이고, 거친 질감으로 잘 표현되어 있어, 자연스러움을 줍니다. 개인적으로는 매끈하거나 매트하게 하지 않고 이런 콘크리트 (숏크리트 스타일) 로 마감한 미감이 좋은것 같습니다. 왕십리 뒷골목의 느낌과는 다소 차이가 있는 감성있는 장소입니다.
동네의 분위기와 확실히 다르고, 오히려 오래되고 정겨운 느낌 사이에 블루제이카페가 더 돋보이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블루제이커피 (BLUEJAY COFFEE)
서울 성동구 왕십리, 상왕십리 도보권
서울특별시 성동구 무학로 인근 (상왕십리역 도보 3~5분)
매일 오전~저녁 (가게 사정에 따라 변경될수도 있어서 방문 전 확인 권장)

문 열기 전에 통유리에 큰 글씨로 BLUEJAY, 그 옆에 원형 로고로 COFFEE SPACE 라고 적혀있어요. 유리에 흰 눈꽃 데칼도 흩어져있고, 안쪽에는 하얀 볼 조명 여러 개가 조롱조롱 매달려있습니다. 낮에 지나가다 통유리 사인만 봐도 안 궁금해 하기 힘든 매장이에요.

문 앞엔 파란 리본이랑 은색 별, 솔방울로 꾸며진 커다란 리스(둥근 장식)가 걸려있어요. 저희가 갔을 때는 7월이었는데도 리스가 그대로 있길래 의아했는데, 아직 크리스마스 장식이 남아있는 것인지, 아니면 컨셉이 그런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매장 안에서도 리스가 여러 개 걸려있는걸 보면 계절 소품이 아니라 매장 오브제로 상시 유지하는 듯 했습니다.
브랜드 컬러인 파란색이 리스에도 들어가 있어서 그런지 어색하지가 않았어요.

리스 뒤 통창에 매장 내부가 살짝 비치는 게 오브제 하나만으로 매장 전체 톤을 미리 보여주는 느낌이었습니다.
외부 미감에 대한 이야기는 여기까지만 우선 해보겠습니다.

문 열고 들어가면 다크 네이비 곡선 카운터가 정면에 딱 잡혀있어요. 그 뒤로 콘크리트 그레이 벽에 원두랑 굿즈들이 아래위 얇은 조명 아래 진열되어있고, 위쪽에는 큰 하얀 원형 조명이 하나 크게 걸려있습니다. 브랜드 컬러가 벽과 카운터, 조명 톤에 자연스럽게 잡혀있는데, 과하지 않고 오래 앉아있어도 피로하지 않은 인상이었습니다.

저희가 이 매장에서 제일 재밌게 봤던 건 곡선으로 파고들어간 아이보리 라운지 벤치 자리예요. 계단식이라기보다 벽을 따라 파도처럼 굽이치는 벤치인데, 사이사이에 스테인리스 큐브 미니 테이블이 튀어나와있고 다크 네이비 원형 방석이 콕콕 박혀있어요. 처음 봤을 때는 여기 어떻게 앉나 싶을 정도로 특이한 구조인데, 앉아보면 벽에 등이 자연스럽게 기대지는게 몸이 편했습니다.

같은 자리를 로우앵글로 담아봤어요. 파도무늬 러그가 발밑에 깔려있고, 벤치 위엔 파란색 방석이 있어 엉덩이가 불편하지 않았고, 구석쪽에는 오리 오브제가 소품처럼 놓여있어서 매장 안에서도 여기 벤치가 좀 특별한 자리로 취급되는 느낌이었습니다. 카페 좌석 구조 중에 이렇게 라운지 벤치로 파낸 형태는 자주 안 보이는 아이디어라, 다른 블로그에 없을 만한 이 매장의 시그니처 좌석입니다.

매장 전체를 담아봤어요. 노출 콘크리트 천장에 배관이 그대로 드러나있고,앞쪽 전체로는 통창이 나란히 나 있습니다. 바닥엔 진한 파란색 카펫이 매장 절반을 덮고 있어서 걷는 발소리가 잘 안 나요. 이 카펫 하나가 시각적인 효과 와에도 매장 안 소리 정돈에 꽤 큰 역할을 하는것 같더라구요.

큰 통창 앞엔 접이식 크롬 하이체어랑 원형 화이트 톱 하이테이블이 놓여있어요. 이 자리에 앉으면 건너편 상가, 오토바이, 초록 나무들이 그대로 눈에 들어옵니다. 왕십리 뒷골목의 인상이 자리에 앉는 순간 통창 프레임으로 잘려 들어오는 게, 이 매장에서 노트북 열고 앉기 제일 좋은 자리라고 느꼈어요.

저희가 갔을 때 여성 손님 한 분은 태블릿을 열고 있었고, 남성 손님 한 분은 노트북을 펴놓고 아이스 음료 마시면서 작업하고 계셨어요. 통창으로 들어오는 자연광이 너무 좋았고, 바깥하고는 좀 다른 느낌을 주는 모습이었습니다.

따로 굿즈 진열장이라고 해야할지, 귀여운 오브제들도 많이 같이 있어서, 라운지 벤치 상단에는 은색, 크리스탈, 골드 사슴 오브제가 5마리 정도 놓여있었어요. 이것도 겨울 소품이라기보다 매장의 상시 소품 성격이 강해 보였고, 매장 곳 곳에 이런 작은 오브제들이 소품 큐레이션처럼 자리 잡고 있어서 앉는 자리마다 시선 갈 곳이 있는 매장이었습니다. 사슴 옆에는 파란색과 베이지 톤의 추상 아트프레임이 걸려있어요. 이 자리도 라운지 벤치의 한 코너인데, 이런 소품 배치 하나로 그냥 벽이 아니라 하나의 오브제처럼 느껴졌습니다.
매장의 통일된 느낌과 채워짐의 느낌이 있었고, 뱅앤올룹슨의 스피커도 배치되어 있어, 음향적으로도 매장을 꽉 채워주는 느낌이었습니다.

카운터 뒤 벽엔 얇은 조명 아래 원두 봉투랑 브랜드 굿즈 컵들이 진열되어있어요. 원두 판매도 하고 있어서 집에 가져가서 내려마시고 싶은 분들은 여기서 봉투로 고르시면 됩니다.

카운터 상판을 좀 더 가까이서 봤어요. 짙은 네이비 대리석 상판 위에 화이트 컵들이 정렬되어있고 미니 리스가 소품처럼 얹혀있습니다. 카운터 아래로는 매장 파란 카펫의 느낌이 그대로 이어져서 카운터 앞에 서서 주문할 때부터 매장 컬러가 눈에 들어옵니다.
잠깐 매장 안 디저트 이야기를 하자면, 카운터 쪽에 에그타르트가 진열되어있는게 눈에 들어왔어요.

“EGG TART” 라벨이 붙은 격자 트레이 위에 노릇하게 구워진 타르트가 여러 개 얹혀있었어요. 표면 캐러멜라이징이 균일하게 잡혀있어서 갓 구워낸 상태였고, 실제로 뒤에 4개들이 포장 박스를 손님이 픽업해가는 모습도 봤습니다.

포장 박스에 4개가 딱 담기는 사이즈로 나오더라구요. 다음에 다시 오면 이건 꼭 포장해서 가져와서 집에서 커피랑먹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디저트 진열장에는 두바이초코 테린느인지, 퍼지인지 잘 모르겠지만 맛있어보이는 디저트가 디피되어 있었습니다. 침이 저절로 나옵니다..
무튼, 저희는 아이스 아메리카노랑 아이스 라떼, 녹차 테린느를 시켰습니다. 사실 저는 요즘 카페 갈 때마다 녹차 계열 디저트가 있으면 한 번씩 시도해보는 편이에요. 예전에는 치즈케이크류를 좋아했었는데, 요즘은 녹차 테린느처럼 크림이랑 케이크 파트가 분리되어있으면서 파우더로 뒷맛이 딱 잡히는 스타일이 더 맞더라구요.

트레이에 세팅되어 나온 모습이에요.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B 로고가 새겨진 화이트 잔에, 아이스 라떼는 파란색 대리석 무늬가 들어간 잔에 담겨 나왔어요. 잔 자체가 예뻐서 잔에 브랜드 톤을 담아내는 감도가 여기까지 잡혀있구나 싶었습니다.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얼음이 큐브형으로 큼직하게 담겨있어서 느낌상 더 잘 안 녹는것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스푼 꽂아서 저어보니 향은 로스팅이 살짝 진한 편이었고, 산미보다는 묵직한 뒷맛이 먼저 오는 편이었습니다. 후식으로 마시기에는 딱 적당한 밸런스였어요.

배치를 좀 다르게 찍어봤습니다. 아이스 라떼가 담긴 파란 대리석 무늬 잔이 매장 안 파란 카펫이랑 톤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게, 잔 하나 고를 때도 매장 분위기에 맞춰서 골렀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녹차 테린느는 사각 케이크 위에 하얀 크림이 얹혀있고 그 위에 진한 녹차 파우더가 뿌려져있어요. 옆에 놓인 매장 카드에는 WIFI 비번, 인스타 @bluejay.coffee.space, 화장실 비번까지 정리되어있어서, 매장 이용 정보를 물어보지 않고도 알 수 있게끔 해줘서 좋았습니다. 보통은 이런 정보들을 많이 물어보게 되는데, 뭔가 가이드가 있어서 사용하기에 용이했던것 같습니다.

스푼으로 한 입 떠보니 크림 아래 사각 케이크 시트가 녹차색 그대로 깊게 배어있었어요. 첫 한 입에는 크림의 부드러움이 먼저 오고, 그 뒤에 시트의 녹차 향이 서서히 올라오는 방식이었습니다. 시판 녹차 티라미수랑은 비교 불가입니다. 테린느특유의 꾸덕함이 매력입니다. 저는 예전엔 티라미수를 좋아했지만, 이젠 테린느 매니아가 되었습니다. 향이 처음부터 강하게 튀는 게 아니라 씹으면서 뒤에 붙어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랑 페어링해도 커피 향을 안 잡아먹어요. 단맛이 무겁지 않아서 브런치 먹고 나서 후식으로도 부담이 없습니다.
주말 낮 시간이었는데 손님 층은 20~30대 위주였어요. 혼자 노트북 열고 작업하시는 분도 있고, 저희처럼 친구랑 이야기하러 온 조합도 있고, 조용히 책 펴놓고 앉아있는 분도 있었습니다. 손님 조합이 다양하게 섞여 있는데도 매장 전체가 조용하게 유지되는 게, 파란 카펫이랑 라운지 벤치 구조가 소리를 잘 나눠 잡아주는 것 같아요.
얼마전에 여자친구랑 데이트로 성수 코끼리베이글 갔을 때는 넓은 테이블에서 노트북 열고 편하게 자리 잡았던 경험이 있는데, 블루제이커피는 성격이 조금 달라요. 코끼리베이글이 큰 테이블 위주라 노트북 자리 성지 쪽이라면, 블루제이는 라운지 벤치에서 소규모로 이야기하거나 통창 자리에서 혼자 작업하는 쪽에 가깝습니다. 뚝섬 근처는 코끼리, 왕십리 쪽은 블루제이 이렇게 상황 나눠 두시면 편해요.
왕십리와 상왕십리 이 동네는 아파트 인구가 워낙 많다보니까 카페 수요가 항상 있는 곳인데, 그 중에서 감도까지 잡힌 카페가 몇 안 되는 곳이에요. 블루제이 같은 매장이 여기 하나 자리 잡고 있다는 게, 왕십리 뒷골목의 오래된 상가들 사이에서 동네 인상을 조금 올려주는 지점이었습니다. 도산이나 성수처럼 감도 있는 카페들이 몰려있는 동네까지 안 가도, 동네 안에서 이런 자리가 만들어진다는 게 반가운 지점이었어요.
이용팁을 정리해봤습니다. 주차는 왕십리와 상왕십리 자체가 아파트 밀집이라 카페 앞 자율주차는 어려운 편이라, 근처 아파트 공영주차장이나 왕십리역 인근 주차장 이용하시는 게 편해요.아니면 상왕십리 앞쪽 센트라스 오피스 지하주차장을 이용하면 편합니다. 저희처럼 대중교통이면 상왕십리역이나 왕십리역에서 도보 이동이 좋고, 센트라스나 텐즈힐 사시는 분은 걸어오시면 됩니다.
추천드리는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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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십리, 상왕십리 근처에서 브런치 후 후식 자리 찾는 20~30대 친구, 커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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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트라스, 텐즈힐 사시는 동네 주민 중 감도 있는 카페 찾는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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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노트북이나 태블릿 작업 자리 찾는데 조용하고 통창 있는 곳 원하는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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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차 티라미수, 에그타르트 같은 카페 디저트 좋아하시는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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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 코끼리베이글 분위기 좋아하셨는데 왕십리 쪽에서도 비슷한 카페 자리 찾으시는 분
개인 평점은 5점 만점에 4.5점입니다. 동네에서 찾아가기 편하고 감도 있는, 깔끔하고 조용한 자리라 또 갈 예정이에요. 다음번엔 에그타르트 4개 포장이랑 시그니처 라떼도 시도해보려구요.
다만 라운지 벤치 구조가 안 맞으시는 분(무릎이나 허리 불편하신 분)은 매장 안 일반 테이블 자리로 안내받으시는 게 편할 것 같습니다. 참고하세요.
이 글이 왕십리, 상왕십리 쪽에서 감도 있는 카페 자리 찾는 분들한테 검색되었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