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워리즈 신당, 친구들과 두세 시간 앉는 동네 브런치

요즘 신당에는 핫플들이 점점 생겨나고 있는데요, 막상 상왕십리나, 왕십리에서 친구들끼리 만나는건 장소 잡기가 은근 쉽지 않더라구요. 역근처는 거의 없거나 프랜차이즈고, 아예 청계천 쪽으로 가야지 브런치가게들이 나오더라구요.
친구 셋이 주말 오전에 만나기로 했는데, 밥도 먹고 커피도 하면서 두세 시간 앉아 있을 수 있는 곳이 필요했어요. 신당과 상왕십리 쪽에서 찾다가 인스타랑 네이버 평이 좋아서 골랐던 곳이 노워리즈 신당이에요. 앉고 나서 왜 평이 좋은지 알겠더라구요.

매장 있는 골목입니다. 오래된 빌라나 상가 건물들이 늘어서 있고, 전선 지나가는 뒤쪽으로 신축 아파트 단지가 보이는 대비가 있습니다. 신당과 상왕십리 쪽 동네 인상을 그대로 담고 있는 재미있는 골목이에요.
신당이 핫해져서인지 이제 여기까지도 확장이 되는 것 같습니다. 저에게는 반가운 소식이긴 합니다.
노워리즈 신당 (NO WORRIES)
서울특별시 성동구 왕십리로31길 9-36 1층 일부
서울 성동구 하왕십리동
상왕십리역 도보권, 센트라스 상가 근처
영업시간과 휴무일은 방문 전 인스타그램에서 확인해주세요
가게 사정에 따라 조금 변경될수도 있습니다.

매장 앞 골목입니다. 라바콘 두 개가 세워져 있고, 붉은 벽돌 건물이 이어지는 일반 주거지 골목이라 차로 진입하긴 부담스럽습니다. 차로 오시면 근처 센트라스 상가 지하주차장을 쓰시는 방법이 있습니다.
팁인데, 센트라스 상가에서 컴포즈커피나, 마트, 빵집, 카페에서 일정금액 구매를 하시면 상가 주차가 1시간 반정도 무료입니다. 저는 컴포즈커피에서 집에 가져갈 음료 사면서 등록 요청을 하는 편이에요.
다만, 센트라스 상가 주차장을 이용하실 경우 무료주차 등록 조건과 이용 시간은 방문할 매장에 한번 더 확인하는게 좋습니다.
지하철로 오시면 상왕십리역이 센트라스 상가와 지하로 이어져 있고, 상가에서 나와 노워리즈까지는 아파트 단지 사이 골목을 조금 걸어요.한 5분정도 걸립니다. 저는 이날 걸어서 다녀왔는데, 동네 구경 겸 산책하기 좋았습니다.

매장 모습입니다. 오래된 건물과 흰 차양이 걸린 모습이 맘에 듭니다. 대단하게 화려한 느낌은 아니지만, 힙하고 세련되고, 또 따뜻한 느낌이 들어, 동네 마실나오기 좋은 느낌을 줍니다. 노워리즈를 찾으실 때는 앞에 세워둔 안내/ 메뉴판이 있으니 이걸 보고 오시면 됩니다. 메뉴 사진도 붙어있어서 들어가기 전에 살펴보기 좋아요.
칵테일도 판매를 하고 있어서, 저는 브런치로 왔지만, 다음엔 퇴근하고 칵테일 한잔 하러 올것 같습니다.

천장을 보면 콘크리트와 배선이 그대로 드러나 있어요. 나무 팔레트를 가구로 쓴 모습까지, 인더스트리얼한 요소가 조금 섞여 있습니다. 여기에 밝은 나무 테이블과 식물, 둥근 조명이 더해져 있어서 거칠면서도 아늑해요. 중앙에는 소파도 놓여 있어 친구네 집 거실에 앉아 있는 듯한 편안한 느낌을 주고, 옆쪽에 좌석도 나무로 짜여 있고, 주방 공간도 구분되어 있는 디테일함이 있습니다. 오픈되어 있었다면 산만했을 것 같아요. 공간 구분이 잘 되어 있습니다.

주문하고 기다리면서 주방을 봤는데, 커피 내리는 과정이 자리에서 다 보여요. 기다리는 시간이 심심하지 않았습니다. 머신이 좀 신기했었는데, 어디 머신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저희가 시킨 메뉴는 타코 샌드 하나, 클래식 잠봉뵈르 하나, 아이스 아메리카노 세 잔이에요. 친구 중 한 명이 오전에 이미 밥을 먹고 왔다고 해서 브런치 메뉴는 두 개만 시켜서 나눠 먹었어요. 세 명이 커피 한 잔씩 두고 브런치 두 개 나눠 먹으면서 이야기하기에 이 정도 조합이 딱 적당하고, 양도 괜찮았습니다.

클래식 잠봉뵈르입니다. 파란 도자기 접시에 사워도우가 큼직하게 잘려서 나오고, 그 사이에 얇게 여러 겹 접힌 잠봉이랑 두툼한 버터가 들어있어요. 사워도우 겉면이 잘 구워져서 씹는 재미가 있고, 잠봉이랑 버터가 균형이 잡혀 있어서 담백하게 넘어갑니다.
깔끔했고 클래식한 잠봉뵈르 샌드위치 맛이었습니다.

아이스 아메리카노예요. 서리 낀 두꺼운 유리컵에 얼음이 꽉 차 있고, 빨간 빨대가 매장 컬러 포인트예요. 산미가 튀지 않고 무난해서 브런치랑 같이 마시기 편했습니다.
타코 샌드는 매콤한 맛이 살짝 올라오면서 브런치인데도 씹는 재미가 있어요. 담백한 잠봉뵈르랑 방향이 완전히 달라서, 둘을 나눠 먹으니 조합이 좋았습니다.



매장 내부에서 밖을 봤을때 보이는 모습니다. 앉았던 자리 근처 창가예요. 창밖으로 골목이 그대로 들어오고, 오전엔 자연광이 벽에 부드럽게 떨어집니다. 브런치 시간대엔 이 창가부터 채워지는 것 같았어요. 매장 앞에는 야외 자리도 있어서, 야장의 느낌도 즐길 수 있습니다. 봄과 가을엔 여기 앉아도 좋겠습니다.

재미있는 포인트는, 매장의 많은 포인트들이 신경 안쓴듯 신경쓴 느낌, 사람으로 표현하면 꾸안꾸 느낌입니다. 사진으로 다 담기지는 않지만, 중앙 공간에 메인 자리로 감도 높은 소파가 있으면서, 가구들은 나무로 대충 짠 느낌에, 팔레트로 만든 가구들, 그리고 목조 스툴 등 어떻게 보면 신경 안쓴 것 같은데,
색상 톤도 일치되어 있고, 내부 금속 느낌의 인테리어와 실링팬까지, 인더스트리얼 스타일과, 여기서 느껴지는 차가움을 소파 + 우드가구로 잘 잡았고, 식물을 통한 생기를 불어넣어 주었습니다. 오래된 레거시 상업 공간을 다시 재해석해서, 기존의 촌스러운 느낌을 없애면서, 공간에 머물고 싶게 만드는 무언가를 만들어주는것 같더라구요.
저희가 갔던 시간대 손님 구성이 재밌었어요. 30대 친구 셋인 저희 옆으로 아이 하나 데리고 온 세 식구가 브런치 중이었고, 노트북 없이 커피만 두고 이야기하는 둘, 창가에서 사진 찍는 둘, 바이크를 타고 오신 커플도 있었어요. 다들 각자 자리에서 편하게 이야기하고 있어서, 동네 사람들이 모이는 카페라는 게 앉고 나서 느껴집니다.
얼마 전에 다녀온 왕십리 블루제이커피도 이 근처에서 좋았던 카페인데, 거긴 작업과 집중하기에 좋은 분위기를 주는 느낌이라고 하면, 노워리즈는 커뮤니티적 기능을 공간이 담고 있는 느낌입니다. 오시는 분들이 주인분하고 구면인 경우가 대부분이더라구요. 소파에서 브런치 먹으면서 서로 이야기하는 모습이 재미있었습니다.

시간이 조금 지나니 손님 구성도 전환이 되었습니다. 매장에 사람은 많지만, 내부 공간이 보기보다 넓어서 소란하지 않고 아늑합니다.
주말 브런치 자리에서 제일 중요한 게 매장이 편안한지, 자리 회전에 눈치 보이지 않는지인데, 노워리즈는 두 조건 다 잡혀 있어요. 신당과 상왕십리에서 친구나 아이 데리고 오기 좋은 브런치 장소로는 이만한 자리가 잘 없다고 생각합니다.
추천드리는 분: 신당 또는 상왕십리에서 동네 커뮤니티 느낌의 브런치 마시고 혼자 집중할만한 카페를 찾거나, 친구 셋넷이 주말 브런치 하면서 두세 시간 이야기할 자리 찾으시는 분, 그리고 아이 데리고 편하게 앉을 브런치 자리 찾는 가족. 센트라스와 텐즈힐 사시는 분들은 걸어서 오시면 됩니다.
개인 평점은 5점 만점에 4.5점입니다. 다음에도 이 동네에서 브런치 자리 필요할 때 다시 갈 예정이에요. 다음엔 아직 못 먹어본 살몬 샐러드나 에그 샐러드 파스타를 시켜볼 생각이고, 저녁에 와서 칵테일도 마셔보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