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몬, 서울숲 뷰에서 먹는 몬자야끼

저는 일본, 특히 도쿄를 자주 가는 편입니다. 도쿄 갈 때마다 챙겨 먹는 카테고리가 몇 개 있는데, 그중 하나가 몬자야끼예요. 츠키시마 몬자 스트리트 같이 몬자야끼 전문 골목이 도쿄에 있을 정도로 현지 사람들이 사랑하는 카테고리인데, 서울에서 만날 수 있을거라고 생각을 못했습니다. 오꼬노미야끼 정도나 있을법 하죠. 그 외에 마제소바나 라멘이나 츠케멘은 그래도 서울에 브랜드가 좀 들어와 있는데, 몬자야끼는 유독 카테고리 자체가 소개가 잘 안 됐거든요.
그런데 얼마 전에 도쿄 몬자야끼 전문 브랜드 모헤지가 종로3가에 진출한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몬자야끼 좋아하는 저로서는 무조건 다녀와야 하는 곳이라서 오픈 초에 다녀왔는데, 결론부터 말하면 이날 모헤지는 못 먹었어요.
얼떨결에 다른 업장을 다녀온 이야기가 재미있고 오히려 좋은 경험이라 남겨두려고 해요. 일주일을 도쿄 상상을 하면서 기다린 모헤지였는데요, 8/7 오후에 모헤지가 첫 오픈일. 그리고 오픈한 지 이틀차 저녁 5시에 종로3가 모헤지에 도착했는데, 웨이팅이 180번대였어요. 근처 카페에서 한 시간 반을 기다렸는데도 아직 150번대. 도저히 이날 안에 들어가지 못하겠구나 싶어서 포기했어요. 참고로 이날 저녁 늦게 밤 11시 30분에 입장 가능하다고 연락이 오긴 했는데, 그 시간까지 기다렸으면 컨디션 완전 무너졌을 것 같아서 안 간 게 오히려 다행이었습니다.
몬자야끼 생각이 이미 머릿속에 자리 잡혀서, 그냥 집에 갈 수는 없더라구요. 급하게 서울에서 몬자야끼 되는 자리를 검색했는데, 연남동과 성수동에 몬몬 몬자야끼라는 곳이 나오더라구요. 이름부터 재밌잖아요, “몬자야끼 몬스터”의 줄임말이라고 해요. 종로에서 성수까지 이동하기 결정하고 캐치테이블로 원격 줄서기까지 걸어둔 뒤 출발했어요. 운 좋게 성수 도착이랑 웨이팅 순서가 딱 맞아떨어져서 바로 자리 잡을 수 있었습니다.
주말임에도 불구하고 거의 25~30분정도만에 도착해서 도착하니 바로 입장해달라는 메세지가 왔습니다. 놓쳤으면 큰일날뻔 했습니다. 또 웨이팅을 미루고 한참을 기다려야 했을테니까요
몬몬 몬자야끼 (성수점)
서울 성동구 성수동 (블루스톤타워 지식산업센터 근처, 탬버린스 인근)
뚝섬역 도보 접근 가능
영업시간은 매장 안내 참고
가는 길 이야기 잠깐 하면, 저는 자차로 갔고 블루스톤타워 지식산업센터 지하주차장을 이용했어요. 탬버린스 성수점 근처에 있는 건물이라 위치 감 잡기 쉬웠고, 휴일권이 9천원 정도라서 편하게 하루 대고 왔습니다. 매장까지 도보 5분 정도, 차 대는 시간까지 하면 10분 안쪽으로 매장 도착 가능해요. 뚝섬역에서 걸어오시는 분들도 도보권이니 대중교통도 무리 없이 접근 가능합니다.

성수 안쪽 골목이 요즘 감도 있는 매장이 계속 붙는 자리인데, 몬몬도 그 흐름 안에 자리 잡고 있어요. 매장 앞에 다다르면 일본 골목 이자카야 느낌의 파사드가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문 열고 들어가면 도쿄 어느 골목 이자카야에 온 것 같은 감각이 세게 옵니다. 왁자지껄한 손님들 이야기 소리,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일본 팝이나 요즘 숏츠에서 자주 도는 J팝, 텐션이 확 올라가는 조명 톤까지, 몬자야끼 카테고리 자체가 원래 다 같이 시끌벅적하게 이야기하면서 먹는 결이라 이런 분위기가 오히려 카테고리랑 잘 맞아요. 도쿄 츠키시마 몬자 스트리트에서 먹던 그 감각이 문 열자마자 확 살아납니다.
매장 안쪽에는 다찌석까지 있어서 혼자 오시거나 둘이 앉아서 다찌 결로 먹기에도 좋아요. 몬자야끼 매장에 다찌석 붙어 있는 걸 서울에서 만나는 게 신기했습니다.

여기서 진짜 자리 값의 절반이 나오는 지점이에요. 저희가 자리 잡은 창가 자리에서 앞을 보면 서울숲이랑 아크로서울포레스트가 그대로 보여요. 성수 이 자리에서 이 뷰가 나온다는 게 예상 밖의 즐거움이었습니다. 일본 골목 이자카야 감성으로 자리 잡고 있는데 창밖은 서울숲 그린 뷰라는 조합이 재밌더라구요. 창가 자리는 운이 좀 있어야 앉을 수 있는 것 같으니, 이 자리 노리시는 분은 캐치테이블 원격 줄서기 보다는 타이밍이 더 중요합니다. 자리가 다행히 비어있어서 직원분께 말씀드려서 안내받았습니다.

메뉴판을 보다가 재미있는 걸 발견했어요. 몬자야끼 먹는 방법이 매장 안에 이미지랑 함께 자세히 설명되어 있어요. 사실 저는 몬자야끼를 몇 번 먹어봤음에도 정확히 어떻게 먹어야 하는지 확신이 없었거든요. 이날 매장 설명을 보고 나서야 그동안 잘못 먹고 있었다는 걸 알게 됐어요. 이런 안내가 매장 안에 있는 것 자체가 카테고리 처음이신 분들에게 친절한 접근이라 좋았습니다.

자리에 앉으면 소스 세팅이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어요. 불닭볶음소스, 시치미, 후추, 그리고 타바스코 소스까지. 몬자야끼 자리에 불닭소스가 세팅되어 있는 게 처음엔 좀 낯설었는데, 실제로 몬자 위에 뿌려 먹어보니 은근히 잘 어울려요. 카테고리에 대한 고정관념을 조금 넘어보는 시도가 매장 안에 있는 게 재밌었습니다. 소스 다 하나씩 시도해봤는데 결과적으로 다 어울렸어요.

주문은 QR로 가능했습니다.

저희가 시킨 메뉴는 몬몬 명란모찌 몬자야끼, 신메뉴 트러플 몬자야끼, 시오콘부 감자튀김, 그리고 제로콜라예요. 원래는 김치 부타를 시키려고 했는데, 매장에 신메뉴 안내가 붙어있는 걸 보고 트러플 몬자야끼로 변경했습니다. 한정수량 메뉴라서 평일 20개, 주말 30개만 판매한다고 하시더라구요. 한정 수량이라고 하면 저는 무조건 시도해보는 편이라, 이날은 트러플로 결정했습니다.
몬자만 두 개 시켰어요. 사실 저는 몬자야끼 좋아하는 사람 입장에서 몬자 두 개 시키는 게 부담스럽지 않은데, 결과적으로 두 번째 트러플이 첫 명란모찌 다음에 나오다 보니 후반부에 느끼함이 살짝 올라와서 조금 남기게 됐어요. 양도 넉넉한 편이라, 두 명이 몬자 두 개 시킬 때는 조합을 담백함 위주로 잡으시거나, 첫 몬자 다음에는 사이드로 넘어가시는 게 페이스에 좋을 것 같아요.


몬자를 시키면 직원분이 자리에 오셔서 직접 몬자 세팅을 해주세요. 도쿄에서도 몬자야끼 매장 가면 직원분이 세팅해주시는 경우가 많은데, 몬몬도 그 결 그대로 옮겨온 느낌이에요. 재료 볶는 순서, 도넛 만드는 타이밍, 국물 붓는 방식까지 하나씩 직접 시연해주시니까 처음 오시는 분도 몬자야끼 카테고리 자체를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됩니다.


비주얼이 조금 오해하실수 있다고 생각합니다만, 이것이 몬자야끼입니다.
이 상태로 노릇노릇하게 누룽지처럼 늘러붙으면 그걸 긁어먹는 것이 옳게먹는 방법입니다.
몬몬 명란모찌 몬자야끼는 명란 특유의 짭짤한 감칠맛이 앞에 오고, 모찌의 쫄깃한 식감이 뒤에서 계속 밀어줘요. 몬자야끼의 정통 결 위에 명란과 모찌라는 두 요소가 얹혀서 밸런스가 확 살아납니다. 첫 몬자로 이 조합 시키면 카테고리 처음이신 분도 부담 없이 시작하실 수 있어요.

사이드로 시킨 시오콘부 감자튀김이 예상 밖에 좋았어요. 다시마 소금이 뿌려진 감자튀김인데, 위에 버터향이 은은하게 올라오면서 시오콘부의 감칠맛이랑 만나서 조합이 깔끔합니다. 몬자야끼 카테고리 사이에 사이드로 하나 붙일 때 이 조합이 딱 좋아요.
첫 몬자 거의 다 먹어갈 즈음 두 번째 트러플 몬자야끼를 주문했는데, 직원분이 오셔서 철판을 완전히 깨끗이 정리하시고 다시 새로 세팅해주세요. 몬자 두 개 이상 시키실 때는 아예 QR 주문 시에 다 드실때쯤 시켜달라는 안내글이 잘 써있으니 굳이 기억 안하셔도 됩니다.


트러플 몬자야끼는 위에 트러플 향이 확실히 얹혀서 나오는데, 첫 한 입에는 트러플의 진한 향이 앞에 오고 씹으면서 몬자 정통 소스랑 만나요. 처음 시도하는 조합인 만큼 재미있게 먹었지만, 두 번째 몬자로 트러플을 붙이면 아무래도 진한 향이 겹치면서 후반부에 느끼함이 살짝 올라옵니다. 다음에 시도하실 분은 첫 몬자를 트러플로 잡고 두 번째를 담백한 결로 붙이시는 순서도 재밌을 것 같아요.
식사 중간에 창밖을 보니 저녁 시간대라 서울숲 방향으로 조명이 하나둘 켜지고, 아크로서울포레스트 실루엣이 더 뚜렷하게 보이더라구요. 창가에 앉은 사람 입장에서 이 뷰만으로도 자리 잡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매장 안 손님 구성도 다양했어요. 20대 커플, 30대 친구 모임, 저희처럼 데이트로 오신 30대 부부, 애기 데리고 유모차를 가지고 오신 가족, 다찌석에서 혼자 몬자 즐기시는 분까지 결이 다양하게 섞여 있고, 다들 각자 자리에서 편하게 이야기하시는 톤이라 매장 전체가 활기 있어요. 몬자야끼가 원래 다 같이 왁자지껄 이야기하면서 먹는 카테고리인데, 몬몬 성수점이 그 결을 잘 잡아둔 자리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몬자야끼 몬스터라니 ㅋㅋ 귀여웠습니다.
TMI지만, 사장님이랑 직원분들 응대가 정말 좋았어요. 몬자 세팅해주실 때 카테고리 처음이신지 물어봐주시고 필요한 만큼 설명해주시는데, 과하지 않고 딱 필요한 만큼만 잡아주시는 결이 편했습니다. 그리고 몬자야끼는 기름이 튀는 카테고리다 보니 앞치마도 준비되어 있어서 옷 걱정 없이 편하게 먹을 수 있어요. 사장님 인상이 조금 말이 없으시면 무서운 느낌이 있었는데, 흑백요리사 이하성 쉐프(요리괴물) 느낌의.. 그런 인상이 요식업에서는 최고의 섬세이구나 라는 생각을 다시 하게 해줬습니다. 매장 전체 상황판단을 잘 하시더라구요.

식사 마치고 나갈 때 문 근처에 후식 아이스크림이 준비되어 있어요. 몬자야끼로 든든하게 먹고 아이스크림으로 깔끔하게 마무리하는 느낌이라, 별도 디저트 생각이 안납니다.

나오면서 든 생각은, 만약 이날 종로 모헤지 웨이팅 끝까지 기다렸으면 밤 11시 30분에 겨우 자리 잡았을 텐데, 그러지 않고 성수 몬몬으로 넘어온 게 완전히 정답이었다는 거예요. 몬자야끼 카테고리 자체를 즐기는 게 목적이었는데, 그 목적을 훨씬 여유롭게 달성한 자리였습니다. 오히려 모헤지 생각이 자리 잡고 있는 내내 안 나더라구요.

솔직히 모헤지도 도쿄 결 그대로 옮겨왔다는 평이 많고 저도 언젠가는 다녀올 예정이지만, 오픈 초기 웨이팅 감안하면 지금 시점에는 몬몬 성수점이 훨씬 실용적인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맛도 정말 훌륭하고, 서울숲 뷰까지 붙어있어서 자리 결 자체가 종로 모헤지랑은 다른 매력이 있어요.

다먹고 나오니 82번째….
참고로 이날 모헤지에서 밤 11시 30분에 입장 가능하다고 연락이 온 캡처 스크린샷이에요. 저녁 5시에 웨이팅 걸어두고 성수로 이동해서 몬몬 식사 다 하고 나오는 저녁 8시대까지도 순번이 크게 안 줄어들어서 결국 안가기로 했어요. 오픈 초기 모헤지 다녀오시려는 분들은 이 정도 웨이팅 감안하고 가시는 게 안전합니다.
주차는 위에서도 이야기했지만 블루스톤타워 지식산업센터 지하주차장이 편하고, 탬버린스 성수점 근처라 위치 감 잡기 쉬워요. 휴일권 9천원 정도로 하루 편하게 대실 수 있고, 매장까지 도보 5분이라 걸어오는 것도 부담 없습니다. 대중교통이면 뚝섬역에서 도보 접근 가능하고, 캐치테이블 원격 줄서기 미리 걸어두고 오시는 게 웨이팅 시간 절약에 도움됩니다.
예약은 몬몬도 웨이팅이 있는 자리라 캐치테이블 원격 줄서기 활용하시는 걸 추천드려요. 저처럼 종로에서 성수까지 이동하는 동안 순번 밀리는 시간까지 계산해서 원격 줄서기 걸어두시면 도착이랑 자리 잡는 타이밍이 자연스럽게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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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평점은 5점 만점에 4.5점입니다. 다음에는 트러플 말고 담백한 카테고리로 조합 잡고 김치 부타랑 다른 사이드도 시도해볼 예정이에요. 그리고 다음번엔 외국인 친구도 데려와서 몬자야끼 카테고리 처음 소개하는 자리로 활용해보고 싶어요. 카테고리 자체가 다 같이 세팅하면서 이야기하는 결이라 외국인 친구 안내에도 잘 맞을 것 같습니다.
다만 몬자 두 개 이상 시키실 때는 조합 순서를 담백에서 진한 순으로 잡으시는 게 페이스에 좋고, 트러플 같은 진한 결은 첫 몬자로 시도하시거나 두 번째로 붙이신다면 사이드에서 담백한 결을 먼저 잡으시는 게 편합니다. 이 부분 참고하세요. 솔직히 몬자 2개 시키실 필요 없고, 그냥 세트에 따라서 야끼소바랑 같이 드시는게 훨씬 맛있습니다.
이 글이 종로 모헤지 웨이팅 때문에 대체 자리 찾으시는 몬자야끼 마니아분들과, 성수 데이트 자리로 몬자야끼 카테고리 처음 시도해보시는 분들한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