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당 양복점, 단체로도 둘이서도 좋은 양꼬치

직장에서 회식이나 단체 모임 잡을 곳 고를 때, 사당역에서 보통 흔한 고기집이나 체인 이자카야를 많이 떠올리는데, 그런 데는 회식 분위기가 좀 빡빡하거나 옆 자리 소음이 심해서 대화하기 불편하더라구요. 4인 이상으로 가도 분위기 잡히고 캐릭터 있는 가게 찾기 쉽지 않잖아요.
이번 주는 그 조건 맞춰서 사당역 양복점에 다녀왔어요. 이름이 양복점이라 처음엔 옷가게인가 했는데, 알고 보니 양고기를 먹으면 복이 온다 해서 양복점이라고 하시더라구요. 이름값에 진짜 양고기에 집중한 가게라는 거, 외관부터 한눈에 보입니다.
양복점 사당점
서울 동작구 사당로30길 108 1층
사당역 인근 도보 5분 · 월금 15:3024:00 / 토 12:3023:00 / 일 12:3022:00
가게 사정에 따라 조금 변경될수도 있습니다


도착하니 가게 안에 사람이 꽤 있더라구요. 한팀정도 웨이팅이 있어서, 조금 기다리고 바로 들어갔어요.
재밌었던 건 가게 앞에 파라솔까지 펴두고 대기 자리를 만들어둔 거예요. 비도 안 맞고 햇빛도 막아주니까 기다리는 동안 짜증이 덜 났어요. 가게 들어가기도 전에 디테일 신경 쓰는 곳이구나 싶었습니다.


매장 들어가니까 분위기가 의외였어요. 노출 콘크리트 벽에 다크 우드 가구가 어우러져 있고, 따뜻한 노란 벽등이 군데군데 켜져 있어요. 모던하게 풀어낸 중국 동북 양꼬치 가게 같은 결이에요.
가장 인상적인 건 천장이에요. 굵직한 은색 환풍 덕트가 천장을 가로질러 자리마다 동(구리) 색 후드로 내려옵니다. 양꼬치 가게에서 가장 짜증나는 게 연기인데, 이 환풍 시스템 덕분에 매장 안에서 연기 냄새가 거의 안 나요. 옷에 양꼬치 냄새 배는 게 싫어서 회식 자리를 꺼리던 사람도 여기는 부담 없을 거예요.
단체 자리도 프라이빗 한 쪽에 따로 있어서 4~6인 회식이나 모임에 적합합니다.
직원분 응대도 너무 좋았어요. 양꼬치 타는것도 봐주시고 꼼꼼히 챙겨주시는것 같았어요. 추가 주문을 하거나 호출을 해도 바로바로 받아주시더라구요.

자리 잡으면 기본 찬으로 짜사이무침, 무 피클, 땅콩이 깔려요. 자리마다 쯔란·촬료·카레가루·소금이 비치되어 있구요.
매장 안에 TSINGTAO 빈 통이 인테리어처럼 진열돼 있어서 칭따오 시켜야 하나 잠깐 고민했는데, 양꼬치엔 칭따오 공식이라고들 하잖아요? 개인적으론 하얼빈 맥주가 더 잘 맞는 거 같아요. 더 산뜻한 결이라 양꼬치 기름기랑 페어링이 진짜 좋더라구요.
일단 힙스터같으니까 하얼빈을 시켰습니다.

양꼬치는 냄새가 전혀 안 나고 부드러운 맛이에요. 굳이 제일 비싼 메뉴 안 시켜도 충분히 만족스럽고, 양도 적당해서 둘이 먹기 딱 좋았어요.

마파두부는 보통 마파두부랑 결이 달라요. 돼지고기가 들어가 있어서 찾아 먹는 맛이 있고, 두부 자체 향도 고소해서 만족스러웠어요. 단독으로 먹어도 든든하고, 양꼬치 사이사이 입가심으로 같이 먹기도 좋았어요.
차별점이 하나 있었습니다. 다른 양꼬치집 가도 카레가루까지 두는 곳, 보신 적 있어요? 저는 처음이었어요. 양꼬치에 카레가루 살짝 묻혀 먹으면 향이 다르게 살아납니다.
카레귀신인 제게는 너무 좋은 향신료였습니다. 작은 디테일인데 이런 게 진짜 신경 쓰는 가게라는 시그널이에요.
이날 시킨 건 양꼬치, 마파두부. 음료는 하얼빈 생맥주.
너무 맛있어서 찍을 생각도 못하고 먹는 중에 아차 하고 찍었습니다..ㅋㅋ


다 먹고 한참 더 앉아 있었는데, 평일 저녁 7시쯤엔 자리가 있었고 8시 넘으니 점점 차더라구요. 회식 분위기로 와서 단체로 가득 채운 자리도 보이고, 옆 테이블엔 둘이서 데이트하러 온 자리도 있었어요. 단체로도 잘 맞고 둘이서 와도 어색하지 않은 결이라, 어느 상황에서든 잡기 좋은 가게라는 인상이었습니다.
이름은 양복점인데 외관부터 인테리어, 메뉴까지 100% 양고기에 집중한 가게. 블루리본 받은 것도 충분히 이해됐습니다.

사당역에서 회식이나 단체 모임 잡으려면 양복점이 최우선 추천이에요. 친구·연인이랑 분위기 있게 한잔할 때도 결이 잘 맞고요. 개인 평점은 5점 만점에 4.5점. 카레가루 향에, 하얼빈하고 양꼬치 페어링이 좋아서 다시 갈 거 같아요. 옆 자리 사진 슬쩍 봤는데 양뚜밥(양고기 깍두기 볶음밥)이 진짜 맛있어 보이더라구요. 이번엔 식단 조절 중이라 못 먹어 봤는데, 다음번엔 한 입은 꼭 먹어봐야겠어요 ㅠㅠ
웨이팅이 있을 수 있어서 캐치테이블 예약 권장이에요. 주말은 특히 길어진다고 합니다. 평일 17시 이전 방문하면 모든 주류 1+1 이벤트도 한다고 하니까, 이른 저녁 약속이면 그 시간 노려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