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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 옥수먹기

오아제브런치커뮨, 옥수동 언덕 위 브런치

오아제 브런치 커뮨

주말 아침에 오랜만에 만난 친구랑 브런치 자리 잡는 게 생각보다 어려운 것 같아요.

이름 좀 붙은 브런치집은 웨이팅이 한 시간이고, 한적하다는 곳은 음식이 영 그렇고, 동네 카페는 브런치까지 안 하는 경우가 많더라구요.

옥수동·금호동 라인처럼 직장인 주거지 골목을 낀 동네에서 주말 오전에 진짜 차분히 앉아서 브런치 하고 싶을 때, 답지가 의외로 없습니다.

특히 이 동네는 주변 브런치 맛집 지역이 많이 있어서, 그쪽으로 빠져나가기 때문에 의외로 갈만한 곳이 없습니다.

예를들면 다리하나만 건너면 압구정이고, 언덕하나만 넘어가면 보광동, 한남동, 좀만 옆으로 가면 금남시장이 있거든요. 그렇지만 숨셔진 맛집들을 찾아나서는게 재미있기 때문에, 장소가 예쁘고, 자리도 많고, 음식도 맛있는 집을 찾았습니다.

오아제 브런치 커뮨은 올라운더 가게입니다. 세가지 얼굴을 갖고 있는데요, 아침~점심 사이엔 브런치, 오후엔 낮 카페, 밤엔 와인 한 잔 가능한 자리. 저는 이번에 오랜만에 만난 친구랑 주말 오전 브런치로 다녀왔는데, 앉아있는 내내 이 공간은 데이트 자리로도 가족 자리로도 다 열려있겠다 싶더라구요.

실제로도 그런 그룹의 손님들이 있었습니다, 누구는 데이트, 부부가 편히 와서 수다 떠는 모습, 그리고 가족끼리 와서 이야기꽃을 피우는 것, 또 혼자 와서 집중하는 사람들도 있었어요.

오아제 브런치 커뮨 (oasé brunch commune)

서울 성동구 독서당로 253

옥수역 도보 약 10분 / 금호동 안쪽 주택가 골목

월-목 10:00-18:00 / 금-토 10:00-21:00 / 일요일 휴무

가게 사정에 따라 조금 변경될수도 있습니다.

수원 영통에 오아제 베이글 커뮨과 같은 브랜드인가? 하고 헷갈렸습니다. 무슨관계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오아제 브런치 커뮨 2

오아제 브런치 커뮨 3

오아제 브런치 커뮨이 자리 잡은 골목이 좀 재밌어요. 옥수역에서 언덕 쪽으로 살짝 올라가는 길인데, 금옥초등학교 첨탑이랑 오래된 상가 골목이 같이 있어서, 아침 산책 삼아 걸어 올라가기 좋은 동네입니다.

금호동4가 안쪽이라 행정상으로는 금호지만, 실제로는 옥수역이 훨씬 가까워서 다들 옥수동 브런치라고 부르는 것 같더라구요. 지하철에서 내려서 걸어 올라오는 길에 컬러풀한 천막을 친 작은 밥집들이 몇 개 붙어있고, 그 골목이 끝나는 자리에 오아제가 묵직하게 앉아있어요.

주변에 금옥초·독서당로·한강 산책로가 다 가까워요. 옥수역에서 언덕 하나만 넘으면 바로 한강뷰가 열리는 위치라, 브런치 먹고 산책 이어가기 좋은 코스입니다. 강 쪽으로는 리버젠 아파트 상가가 붙어있고, 위쪽으로는 금호동4가 재개발 얘기가 나오는 주거지가 넓게 붙어있어요. 산책하고 브런치 이어 붙이는 코스로 잡기가 자연스러운 위치입니다.

주차는 자체 공간이 없어요. 자차로 오시면 옥수동 리버젠 상가 주차장(유료)이 가장 가깝고 도보 8분 정도, 그 외에 금호대우 상가 주차장도 유료로 열려있습니다. 다들 대중교통을 추천하시는 이유가 있어요. 옥수역 도보 10분이 답입니다.

오아제 브런치 커뮨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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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 외벽은 세로로 짜인 어두운 나무 판넬이에요. 위로는 회색 캐노피가 짧게 나와있고, 큰 유리 파사드 너머로 안이 다 들여다 보이게 잡혀있어서, 처음엔 카페인지 편집숍인지 잠깐 헷갈리기도 합니다. 미니멀한 톤이 아니라, 어울리고 단정한 맥시멀이라는 표현이 맞을 것 같아요. 유리에 소박하게 붙은 oasé 로고가 이 가게 톤을 처음 잡아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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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한국식 건물인데, 외형과 느낌은 전혀 한국적이지 않은 공간이었습니다.

입구엔 작은 화분들이 놓여있어서 벽돌과 색감이 어울립니다. 그리고 파란 철제로 짜인 경사로가 계단 옆에 나란히 나있어서, 유모차 끌고 오신 분들도 그냥 쓱 올라가시더라구요. 의도한건지, 아니면 위치가 그래서인지 모르겠지만, 이런 디테일이 있는 가게가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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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은 주문하는 공간이에요. 노출 콘크리트 천장에 사각 조명 패널이 몇 개 걸려있고, 어두운 우드 카운터 뒤로 오픈 키친이 열려있어요. 한쪽에는 사람 키만 한 선인장이 화분에 통째로 자라고 있고, 소품을 이렇게 많이 두고도 지저분하지 않게 결이 맞춰지는 것, 이게 이 가게 첫 인상을 잡아주더라구요. 파리 어느 아파트 리빙룸을 그대로 옮겨온 것 같은 톤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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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운터 뒤가 바로 오픈 키친인데, Mutti 토마토 캔이 스테인리스 바 위에 여섯 개 줄지어 올라와 있어요. 옆에는 그라인더에 커피 원두가 가득 담겨있고, 위로는 빨간 벽돌 벽이 그대로 살아있어서, 이탈리안 가정집 부엌 같은 톤이 납니다. 음식 만드는 걸 그대로 열어두는 가게가 저는 신뢰가 가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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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뒤로 이렇게 아기자기한 잔들도 있어서 환기가 되었습니다.

저는 미니멀을 좋아하는데, 이렇게 맥시멀하지만 맥시멀하지 않고 정돈된 느낌을 줄 수 있는 게 참 부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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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키친 옆으로 디저트 파는 곳이 있습니다. 디저트 진열장은 원목 3단으로 짜여있고, 파란 접시 위에 마들렌·잼브레드 같은 게 하나씩 놓여있어요. 진열장 옆에 큰 통창이 하나 있는데, 창 밖으로 옥수동 골목이랑 도시 빌딩들이 같이 잡혀 보여서, 진열장 앞에 서 있는 것만으로 사진 한 장 나옵니다.

그리고 조그만 유리 와인·맥주 진열장이 하나 있어요. 코로나 몇 병이랑 와인 몇 병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금·토는 21시까지 하니까, 이 진열장 앞이 낮엔 브런치 카페 얼굴이지만 밤엔 동네 와인바 얼굴로 바뀌는 겁니다. 옥수·금호에서 저녁 시간 한적한 자리 찾는 동네 친구들끼리 오면 가볍게 한잔 할 수 있는 가게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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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하는쪽에 왼쪽에 돌아보면, 귀여운 포스터가 있습니다. 오아제 쿠킹클래스가 있는걸 봐서는 실제 쿠킹클래스도 하고 계신 것 같구요, 캐릭터 색칠 놀이를 판매한다는 내용과, 2층 매장 구조도를 그려둔 것이 있어서, 2층 자리를 보며 어디를 앉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뭔가 가정적이고, 동네 사랑방의 느낌을 지향하는 것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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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뉴는 아이패드로 표시가 되어있습니다. 카페 메뉴 + 디저트 + 음식 나눠서볼수 있게끔 되어있습니다.

샌드위치는 기본이고 파스타·뇨끼·리조또·필라프 같은 본격 음식까지 다 됩니다. 저는 아이스 아메리카노로, 친구는 따뜻한 아메리카노로 음료를 잡고, 음식은 관자 뇨끼랑 오아제 시그니처 샌드위치 두 개로 골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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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하는 곳 왼쪽에는 올라가는 계단이 있습니다. 이렇게 한층 더 올라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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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공간들이 나타나고 , 또 주변을 돌아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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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공간이 나타납니다.

2층은 한 층 위로 올라가는 만큼 훨씬 조용해요. 밝은 우드로 짜인 원목 라운드 테이블도 있고, 네모난 테이블, 등 여러 종류의 자리가 있습니다. 종류도 어두운 나무 의자가 짝지어져 있어요. 창문은 정사각으로 딱 짜여있어서 외국 어느 아파트 리빙룸 창틀 결이 잠깐 나오는 자리도 있습니다.

데이트로 와도 좋고, 친구랑 와도 사진 찍기 좋아요. 실제로 저희 옆 테이블 여성 두 분이 한참을 소품이랑 창틀 앞에서 사진 찍으시더라구요. 이 가게에 앉아있는 손님 중에 여성 그룹이 유독 사진을 오래 잡고 계신 이유가 이해가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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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건물이 새것이라는 느낌은 안드는데, 낡은 건물이라는 느낌이 안드는 이유는 이런 시선을 가져가는 소품들이 있어서 이기 때문인것 같습니다.

구석구석 조금 세월의 흔적이 남은 건물과 장소이지만, 그걸 인지하지 못하도록 감각적인 가구와 소품 배치가 인상적인 업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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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층 한쪽엔 테라스로 열리는 자리가 있는데, 밖에서 보면 여기가 입구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언덕길에 카페가 있는 매력이기도 한거 같습니다. 큰 유리창 너머로 골목이 그대로 내려다 보여요. 한적한 동네에 잠깐 여행 온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옥수동 같은 주거지에서 이런 뷰가 나온다는 게 좀 의외였습니다. 연남동 느낌도 있었던거 같구요.

이쪽에 혼자 뭔가 할 수 있는 자리들이 많아서, 실제 혼자서 책 읽거나, 노트북 하시는 분들이 꽤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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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자 뇨끼가 나왔을 때 첫 인상은 색이었어요. 접시 가득 초록색 페스토가 깔리고 그 위에 시어드한 관자가 얹혀서, 파마산이 눈처럼 갈려 얹혀있었어요. 뇨끼는 감자 반죽 덩어리라 쫀득한 식감이 페스토 밥알보다 훨씬 밀도가 있는 편이에요. 처음엔 페스토가 자극적일까 걱정했는데, 한 스푼 떠보니까 바질 향이 훨씬 부드럽더라구요. 관자 단맛이 죽지 않고 그대로 살아있어서, 페스토 소스랑 관자·뇨끼를 같이 떠먹으면 그 조합이 좋았습니다. 반쯤 먹었을 즈음엔 파마산이 페스토에 녹아들면서 짠맛이 조금 더 올라오는데, 그때부터 바질향과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번갈아 곁들이면서 먹었습니다. 동네 브런치집에서 이 정도 완성도가 나오는 것이 신기했습니다. 다른 음식도 궁금해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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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아제 시그니처 샌드위치는 종이로 한 쪽씩 감싸서 세워 나오는데, 부드럽지만 탄탄한 빵에 속이 꽉 차있는 구조라 한 입에 다 넣긴 어렵고, 조금씩 나눠서 먹었습니다.

시간이 좀 지나니까 손님이 서서히 차더라구요. 강아지 데리고 온 커플이 한쪽에 앉아있었고, 옆 테이블에는 아이 둘이랑 부모님 네 분이 앉아서 편하게 식사하시고, 또 다른 쪽에서는 여성 그룹 세 팀이 앉아서 서로 카메라 돌려가며 소품이랑 창틀 앞에서 사진을 오래 찍고 계셨어요. 오랜만에 만난 친구랑 밥 먹으면서 옆 테이블 분위기 살피는 재미가 있는 가게가 흔치 않은데, 여기는 자리간 간격 꽤 멀고, 공간 구분이 되어있어서 시끄럽지 않게 잡히는 것 같습니다.

10시 반쯤 도착했을 땐 자리가 여유로웠고, 11시 반 넘어가니까 1층 자리가 다 차기 시작하더라구요. 주말 오전에 여유롭게 브런치 하고 싶으면 10시~11시 사이가 답인 것 같습니다.

추천드리는 분:

  • 오랜만에 만난 친구랑 주말 오전 브런치 자리 찾는 30대

  • 옥수동·금호동 라인 주말 브런치 데이트 20대~30대 커플

  • 아이 데리고 갈 만한 30대~40대 가족 브런치

  • 평일, 그리고 금,토 저녁 와인 한 잔 하고 싶은 옥수·금호 동네 친구 모임

개인 평점은 5점 만점에 4.5점이에요. 관자 뇨끼는 확실하게 다시 먹으러 오고 싶은 메뉴였고, 공간이 넉넉해서 앉아있는 시간 자체가 편했습니다.

다만 일요일 휴무에 자체 주차장은 없어요. 옥수역에서 도보 10분이니까 대중교통이 편하고, 차로 오시면 옥수동 리버젠 상가 주차장이나 금호대우 상가 주차장을 유료로 이용하시면 됩니다. 그리고 주중 18시 마감이라 평일 저녁 자리는 어렵고, 금·토 21시까지 여는 날에 저녁 와인 한 잔으로 노려보시는 것도 방법이에요.

다음에 갈 때는 시칠리아 파스타랑 잼브레드 한 번 시켜보고, 금요일 저녁 시간대에 와인 한 잔 곁들여볼 생각입니다. 옥수·금호 근처 사는 지인이나 외국인 친구도 데려와볼 만한 공간이에요.

한국적이지만 한국적이지 않은 공간으로 재미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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