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초스테이크 혜화점, 대학로에서 자극적인 고기가 땡길 때

주말 저녁 혜화에서 식사를 한다면. 보통은 대학로 근처에 파스타 집이나 이자카야, 아니면 프랜차이즈 정도가 먼저 떠올리곤 합니다.
보통 생각하는 양식 스타일의 스테이크가 아니라, 냄비판에 자극적이고 강렬한 인상의 고기가 당길때 생각나는 곳, 바로 마초스테이크 입니다. 예전에 성수점을 먼저 가본 적 있었는데, 성수점은 자리가 좁고 철판 기름이 살짝 튀는 경험을 했었습니다. 다른 지점을 가봐야겠다 싶어서 찾아보니, 혜화점이 있더라구요,
원래 이 가게를 처음 알게 된 건 추성훈님 유튜브였어요. 스테이크에 흰밥을 같이 얹어 먹는 장면이 인상적이어서 궁금해졌고, 그러고 나서 성수점을 먼저 다녀왔죠. 성수점은 배가 별로 안 고팠던 상태여서 철판 비프 볶음밥만 시켰는데, 그날 이후 스테이크는 제대로 못 먹은 게 계속 아쉬웠어요. 그래서 이번에는 연인이랑 주말 저녁 6시쯤 혜화점으로 자차 몰고 갔습니다.
마초스테이크 혜화점
서울 종로구 동숭길 136 1층
혜화역 1번 출구 도보 2~3분 · 매일 11:30 ~ 21:00 (라스트오더 20:30)
가게 사정에 따라 조금 변경될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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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화역 1번 출구에서 걸어와도 정말 가깝지만, 저희는 차로 왔어요. 한국방송통신대학교 (방통대) 주차장에 대고 걸어오면 도보 5분 정도인데 평지라 부담은 없어요.
방통대 주차장이 24시간 연중무휴 공영주차장이라 혜화·대학로 오는 분들이 자주 쓰는데, 10분에 400원, 30분에 2,000원, 1시간 4,400원 정도 나옵니다. 대학로 골목 안쪽에도 유료 주차장 몇 곳 있고, 혜화역 1번 출구에서 걸어오면 105m 거리라 도보나 대중교통도 편해요.
논외로, 마로니에공원, 아르코예술극장, 성균관대 인문사회캠퍼스, 서울대학교병원, 명륜동·이화동 골목까지 다 반경 안이라 연극·뮤지컬 보고 저녁 먹거나 저녁 먼저 먹고 공연 보러 가기 딱 좋은 동선이 나옵니다.

가게 입구부터 이 집이 뭐 하는 곳인지 그대로 보여줍니다. 실제 마초스테이크 로고 각인된 철판이 창가에 데코로 놓여 있고, 옆엔 추성훈님 리베라 방문 사진과 하우스 철판이 입구에 배치되어 있습니다.
원래 유명인 마케팅이라고 하면 부담스러운 마음이 먼저 드는데, 여기는 오히려 대놓고 브랜드 정체성으로 밀고 있어서 이상하지 않았어요. 1975 마초 라는 로고 문구도 곳곳에 붙어 있구요.


성수점을 먼저 다녀온 저 입장에서 혜화점 들어가자마자 확 느낀 건 매장이 훨씬 넓다는 거예요. 좌석 간격이 여유 있고 4인·2인 테이블이 잘 배치되어 있어서 주말 저녁인데도 앞뒤 자리랑 붙어 앉는 느낌이 없었어요.
성수점은 자리가 좁고 철판 특성상 기름이 옆으로 튀는 자리들이 있었는데, 혜화점은 훨씬 쾌적하게 먹었습니다. 나무 루버 벽에 검정 천장, 회색 타일 바닥. 인테리어 자체는 담백합니다. 본질에 집중하는 느낌이죠.

주문은 키오스크 셀프 방식이에요. 1인 1메뉴가 원칙이라 인원수만큼 메뉴 담으면 됩니다.
컬러 사진으로 메뉴 다 나와 있어서 처음 오는 분도 헤맬 일이 없구요. 저희는 메뉴 앞에서 살짝 고민하고 있었는데 직원분이 오셔서 각 메뉴 차이를 잘 설명해주셨어요. 안심이랑 등심 스테이크가 사이즈 두 가지 (하프, 풀)로 나오고, 풀은 1파운드라 두 명이 먹기엔 넉넉하고, 하프는 그 절반이라 여러 부위를 나눠 먹기 좋다고 하셔서 저희는 안심 하프스테이크 + 등심 하프스테이크 두 판으로 골랐어요. 성수점에서 놓친 스테이크의 아쉬움을 이번에는 두 부위를 한 번에 맛보는 걸로 풀 계획이었거든요.

기름이 많이 튀는 음식 특성 상 앞치마는 필수입니다. 마초스테이크의 강렬함이 느껴집니다.

테이블에는 “추억의 뽑기판 리뷰이벤트” 프레임이 세워져 있어요. 구글 리뷰 작성하면 뽑기판 참여 가능한 이벤트인데, 어릴 때 문방구 앞에서 뽑기 하던 그림이라 보는 것만으로도 재밌더라구요.
여기서는 안뽑았고, 성수점에서는 음료수를 뽑았었습니다.

주문하고 자리 잡으니까 TV에서 추성훈님 홍보 영상이 계속 재생되고 있고, 그 위쪽 벽에는 다녀간 유명인들 사인 판넬이 빼곡히 붙어 있어요. 처음엔 좀 부담스러울 수 있는데, 자리 앉아서 보면 뭔가 오히려 소극장 대기실 느낌이 있었습니다. 대학로 느낌을 느낀건 좀 억지일까요?

그런데 이 집을 이야기하려면 잠깐 배경 이야기를 해야 해요. 마초스테이크는 도쿄 나카메구로에 있는 리베라 스테이크하우스 스타일을 한국에 들여온 곳이에요. 리베라는 1969년쯤 문 연 도쿄 노포 스테이크 하우스인데, 철판 위에 통스테이크를 얹고 소이 베이스 소스랑 흰밥을 함께 먹는 방식이 시그너처예요.
도쿄 로컬이랑 격투기·스포츠 선수들이 오랫동안 다녀서 유명해진 곳인데, 추성훈님이 유튜브에서 소개하면서 한국에서도 이름이 알려졌죠. 그 스타일을 한국에 옮긴 게 마초스테이크라, 소스랑 밥·스테이크 조합이 그냥 스테이크 하우스랑 방향이 다릅니다. 이번에 다음에 도쿄 갈 때 리베라 본점도 꼭 가볼 생각이에요.
미쳤다 마초스테이크의 이 지글지글사운드..


메인이 도착하면 철판 두 개가 나란히 세팅됩니다. 안심은 육질이 부드럽고 등심은 씹는 맛이 살아 있는데, 두 부위를 한 번에 먹을 수 있는 게 하프 스테이크의 장점이에요. 옆엔 옥수수, 흰밥이 큰 접시로 따로 나오고, 할라피뇨 절임이랑 짭짤한 소이 베이스 소스가 세팅되구요. 붉은 나무 손잡이 나이프랑 포크가 힘 안 들어가고 잘 들어와요.

첫입은 소금 간만 살짝 된 상태에서 안심부터 먹어봤어요. 겉은 그릴 자국대로 바삭한데 안쪽은 육즙이 살아 있어서 씹을수록 육향이 올라옵니다. 다음은 등심. 등심은 씹는 텍스처가 확실히 더 있어서 안심이랑 대비되는 맛이에요. 그러다가 세 번째부터는 소스에 살짝 찍어서 밥이랑 같이 먹어봤는데, 이때부터가 진짜였어요.

짭짤한 소스를 듬뿍 붓고, 스테이크 조각 찍어서 밥 위에 얹고 한입 먹으면 딱 간이 맞습니다.
스테이크만 먹을 때보다 밥이랑 소스가 같이 들어갔을 때 감칠맛이 확실히 올라옵니다. 추성훈님 유튜브에서 왜 스테이크에 흰밥을 얹어 드시는지 이때 이해가 되더라구요. 리베라 스타일이 결국 이 조합이었구나 싶었어요. 성수점에서 스테이크를 못 먹었을 때 왜 그렇게 아쉬웠는지, 사실 성수점에서의 비프 볶음밥도 너무 맛잇었지만, 역시 스테이크를 시키는게낫습니다.

소스를 듬뿍 붓고, 먹기 편하게 스테이크를 결대로 잘랐습니다. 짭짤한 소스맛을 느끼고, 이어서 바로 밥을 퍼먹고 옥수수 집어먹고, 여기에 할라피뇨 절임 한 조각 얹으면 느끼함이 잡히면서 다음 한입이 또 당깁니다.

식사 다 하고 나갈 때 매장 외벽에 걸린 추성훈님 대형 유화 벽화가 눈에 들어와요. 정장 입은 채로 스테이크 한 조각을 입에 넣고 있는 그림인데, 크기가 꽤 커서 인증샷 찍는 분들도 있더라구요. 대학로 지나다니면서 이 벽화 보고 궁금해서 들어오는 손님도 있을 것 같아요.
마치 추성훈님 가게라고 생각될 정도로 추성훈 마케팅을 하기는 하지만, 어쨌든 유투브 영상 보고 오면 그 느낌이 확실히 있어서 맛있고 먹는 즐거움이 있습니다.

주말 저녁 6시쯤에는 자리가 반 이상 차있었는데 웨이팅까진 없었어요. 라스트오더가 20:30이니까 늦게 오시는 분은 그 전에 도착하시는 게 안전하구요. 저희는 자차로 방통대 주차장에 대고 왔지만, 혜화역에서 걸어와도 5분 이내 거리라 웬만하면 대중교통이 편해요. 예약은 네이버 예약이나 캐치테이블로 잡을 수 있는데 평일 저녁 8시대, 주말 저녁은 예약 잡아두시는 게 안전합니다.
혜화·대학로 근처에서 연극 보고 저녁 자리 찾는 20대, 30대 커플, 마초스테이크를 가봤는데 (성수점이나 다른 지점들) 이미 가봤는데 좁아서 아쉬웠던 분, 추성훈님 팬이라 마초스테이크 궁금했던 분, 운동하는 친구들이랑 다음번에는 같이 와볼 예정이고, 욕심이지만 외국인 친구들이 추성훈 유투브를 보게 만들고나서 친구도 데려와볼 생각이에요.
개인 평점은 5점 만점에 4.5점입니다. 성수점 아쉬움을 혜화점에서 완전히 풀었어요. 짭짤한 소스에 스테이크랑 밥 같이 먹는 이 조합 하나로 한 끼 값어치 확실히 뽑았습니다.
다만 인기 시간대엔 자리 여유가 넉넉하진 않아서, 주말 저녁 6시대는 예약이 안전해요. 이건 좋은 이야기라고 해야할까요? 그만큼 인기가 있다는 거니까 참고하세요.
다음엔 도쿄 갈 때 나카메구로 리베라 스테이크하우스를 꼭 가보려고 합니다. 가서 1파운드 스테이크를 도전해보려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