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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먹기

기리야마본진, 외교관이 차린 강남역 지하 우동집

우동명가 기리야마본진 (KIRIYAMA HONJIN)

저는 보통 고객사를 만나러 다니는 일들을 하기 때문에 외근이 잦은 편입니다.

그래서 고객사와 점심을 먹는 곳들은 많이 알고 있는 편인데요, 오히려 그러다보니 일상적으로 동료나 친구들이랑 점심먹는 창소를 찾기가 어려울 때가 있습니다. 고객사와 점심을 먹기 위해 찾는 식당들은 주로 대접용이기 때문에, 쾌적하고 음식퀄리티가 좋지만, 금액이 부담되고, 당일 예약이 잘 안되는 경우가 많습니다.게다가, 오히려 일상에서 편히 다녀올 수 있는 맛집들을 갈 기회가 잘 없습니다.

그러다보니 친구나 동료들과 점심을 먹을 때는 늘 같은 고민을 해요. 특히 평일 점심에 강남역, 또는 역삼역 근처에서 직장에 다니고 있는 친구를 만나게 되면 식사 장소 찾는것이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우선 점심시간이 있기 때문에, 정해진 시간에, 그리고 1시간 또는 1시간 30분내로 복귀해야하는 제약 사항이 생깁니다.

주변 직장이 많아서 자리 잡기가 쉽지 않고, 그렇다고 아무거나 먹긴 싫고, 분위기 있는 곳으로 가자니 점심치고 부담스럽구요.

최근 역삼역 근처에서 일하는 친구랑 점심 약속을 잡았을 때도 그 고민을 하다가, 맛있는 일식이 당겨서 우동명가 기리야마본진으로 갔습니다. 우동이랑 초밥, 정식 같은 일식이 먹고 싶을 때 딱 맞는 곳이에요. 웨이팅이 좀 있지만 조금 일찍 도착하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가봤습니다.

우동명가 기리야마본진 (KIRIYAMA HONJIN)

서울특별시 강남구 강남대로84길 23 한라클래식 지하1층

서울 강남구 역삼동 824-11

강남역 도보 5분, 역삼역 도보 7분

월금 11:3021:30, 토 12:0021:00, 브레이크타임 14:3017:30, 일요일 휴무 (다이닝코드 기준, 브레이크타임은 매장 확인 권장)

가게 사정에 따라 조금 변경될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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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대로 뒤쪽 골목입니다. 대로변은 번잡한데 한 블록만 들어와도 편의점, 미용실, 치킨집이 있는 평범한 오피스 골목이에요. 음식점들이 밀집되어 있는 동네입니다. 이쪽으로 들어와서 조금 더 길을 따라 가보면 되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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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오피스텔 건물 지하로 들어가는 입구가 있습니다. 건물 1층으로 들어가서 엘레베이터를 타고 내려와도 되지만, 바깥에서 들어가는게 아무래도 편합니다.

밖에서 처음 찾아갈때는 많이 헷갈릴 수 있어요. 저도 갈때 이 입구를 못찾아서 건물 입구로 들어간 뒤 엘레베이터를 타고 지하로 갔습니다. 당구장이랑 이발소 사인이 나란히 걸려 있고, 복권 판매점도 있어서 위치는 눈에 띄지만 가게 명판이 잘 안보입니다. 그래서 이 복권방 또는 앞쪽에 보이는 나이스가이, 아니면 올리브 당구장 간판을 보고 오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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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으로 내려오면 보입니다. 건물 정면의 파란 사인입니다. “우동명가 기리야마본진”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지나가면서 난간에 좀 붙어서 봐야 보입니다. 숨겨져있는 맛집 찾는 느낌으로 설레면서 갔습니다.

찾아보니 이 집은 도쿄 외곽 오쿠타마에 본점을 둔 100년 된 우동집 기리야마에서 제면 기술을 전수받아 2012년에 문을 열었다고 합니다. 기사에 따르면 대표님이 17년 외교관 생활을 하다가 일본 연수 시절 반했던 우동집을 서울에 차린 거예요. 블루리본 서베이에도 여러 해 이름이 올라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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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깥에서 지하로 바로 내려가는 계단을 따라가면 바로 보입니다, 계단 앞에 “기리야마 제면소” 배너가 서 있고, 그 안쪽으로 보라색 노렌(입구를 표시하는 깃발)이 보입니다.저는 이 길을 못찾아서 건물로 들어가서 뒤쪽으로 왔는데, 이게 훨씬 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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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글씨가 적힌 보라색 노렌이 걸려 있습니다.설렙니다. 일본 맛집에 온것 같아요. 의자를 보면 웨이팅이 꽤나 긴 것으로 생각되는데, 12시쯤 가니 바깥에는 웨이팅이 없었습니다.

노렌 안쪽에 대기용 좌석이 있고, 우산 통이랑 해바라기 화분, 메뉴판 스탠드가 놓여 있어요. 저희는 12시 10분쯤 도착해서 여기서 10~15분 기다리고 들어갔습니다. 선풍기가 있어서 기다리기 괜찮았어요. 우동이라 회전이 빠른 편이라 줄이 있어도 오래 걸리진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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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서 보이는 카운터 옆에는 마네키네코 두 마리 옆에 포스터가 붙어 있는데, 좀 재미있었습니다.

전역 군인과 경찰관, 소방관 20% 할인 안내랑 2026년 청첩장 모임 안내였어요.

20% 할인 부분은 뭔가 사회에 공헌한다는 느낌에서 멋진 업장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우동집에서 청첩장 모임을 받는 게 의외였는데, 찾아보니 홀 말고 프라이빗 룸이 있고 룸 전용 코스도 있다고 합니다. 저는 점심식사가 목적이라 홀로 안내를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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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 프라이빗 룸인것 같습니다. 단체 손님이나 예약석은 저기로 받는 것 같고, 메인이 저녁 술한잔인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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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오픈키친형태로 되어있구요. 여기도 지난번 다녀온 부암동 레이지버거처럼 투명하게 보이지만 기름은 튀지 않는형태로 개방감을 더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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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업장은 생각보다 넓었습니다.

인테리어는 제가 생각하던 한국식 일본요리집 모습이에요. 돈가스나 소바, 우동 먹으러 갈 때 떠올리는 그런 식당이요. 나무 테이블이 넓은 홀에 놓여 있고, 벽과 천장에 짙은 나무색 테두리가 둘러져 있어요. 녹색 가죽 의자에 돌 타일 바닥까지, 익숙하고 편안합니다. 자리가 많아서, 웨이팅을 하더라도 금방 빠질 수 있는 이유가 여기 있었습니다.

주변을 둘러봤습니다. 여기는 근처에 대성학원이 있어서 학생들도 오는 곳이에요. 혼자 와서 우동 한 그릇 하는 분도 있고, 둘셋이 정식을 놓고 먹는 테이블이 섞여 있었고, 평일 점심이라 호사에서 점심식사로 나온 분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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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자리는 벽 쪽 2인석이었어요. 음료로 보리차 대신 루이보스 티가 나오고, 물잔이 아니라 낮은 온더락 잔에 담겨 나온 게 인상 깊었어요. 자리마다 시치미 통이 하나씩 있어, 우동 나오면 취향껏 뿌려 먹을 수 있습니다. 4인도 식사 가능할만한 넓은 테이블이라 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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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은 자리 마다 있는 키오스크로 해요. 런치 정식, 런치 스페셜, 소갈비구이, 샤브, 음료와 주류, 사케까지 카테고리가 있고, 런치 정식 화면에는 스시 콤보정식 28,000원, 스시 나베우동정식 31,000원처럼 초밥이 붙은 정식이 쭉 나옵니다. 우동만 먹고 싶으면 단품, 든든하게 먹고 싶으면 콤보로 가면 됩니다.

저희는 콤보 쪽에서 골랐어요. 이외에도 메뉴가 많습니다. 갈비우동도 있고, 단품으로 스시, 왕새우덴푸라, 부먹돈카츠, 고기장덮밥 등 군침이 도는 사이드가 있고, 우동몇누가, 자루우동 면추가도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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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케 메뉴가 있는 것도 놀랐어요. 한 병짜리 프리미엄 사케부터 글래스 한 잔까지 폭이 넓어서, 저녁에 사케 한 잔 하면서 우동으로 마무리하는 자리도 되겠다 싶었습니다.

사케메뉴도 궁금해서 봤습니다. 자쿠도 있고, 글래스로 사케를 파는 곳입니다. 현지식대로 말에 담아서 잔이넘치도록 따라주는 글라스 사케가 있는 집이었는데, 보자마자 사케가 땡겼습니다.

자쿠 외에 카제노보리 등 사케 구성은 괜찮았는데, 가격은 조금 있는 편입니다. 강남 기준으로 생각하면 합리적인 수준이기는 해요. 그리고 소주도 있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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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은 뒤로하고, 주문한 메뉴입니다. 돈카츠 하프자루 23,000원, 스시 자루우동콤보 22,000원, 합계 45,000원이었습니다. 점심은 키오스크에서 바로 결제하고, 기기 옆에 “저녁은 주문 후 카운터 결제”라고 손글씨 안내가 붙어 있어요. 저녁에 오시면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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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시킨 스시 자루우동콤보가 먼저 나왔어요. 대나무 소쿠리 위에 하얀 우동 면이 정돈돼 담겨 있고, 옆 검정 사각 접시에 모둠 초밥. 와사비 한 덩이랑 파 슬라이스도 같이 나왔어요. 면이 진짜 하얗고 살아 있어서, 저는 이 매장에서 이 면 자체가 가장 인상 깊었어요. 면만 봐도 군침이 돋는 그런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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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시킨 돈카츠 하프자루 세트예요. 검정 사각 무쇠 접시에 두툼한 돈카츠가 통으로 올라와 있고, 옆에 채 썬 양배추가 소복하게 담겨 있습니다. 하프 사이즈 자루우동, 미니 초밥, 갈아놓은 무 종지, 쯔유 종지가 같이 나왔어요. 돈카츠와 우동, 초밥을 조금씩 같이 먹을 수 있는 구성이에요.

음식 맛은 제대로였습니다.

돈카츠 튀김옷이 진짜 얇고 바삭해서 정통 일식 돈카츠예요. 흔한 한식 왕돈까스가 아니라, 얇은 튀김옷 안에 두툼한 등심이 그대로 들어 있습니다. 갈아놓은 무에 쯔유 부어서 찍어 먹는 방식이라 느끼함 없이 마무리가 됩니다.

그리고, 제면소라는 이름답게, 우동 면이 진짜 쫄깃해요. 씹으면서 밀 향이 올라오고, 불어 터지지 않은 면이라 자루우동에서도 온우동에서도 탄력이 그대로 느껴집니다. 냉우동이든 온우동이든 다 맛있어요. 예전에 다녀온 한 우동집이 면이 아쉬웠던 기억이 있는데, 여기는 그 반대예요. 계단 앞 배너에 제면소라고 써둔 이유를 면에서 알겠더라구요.

친구 초밥도 한 개씩 얻어먹었는데, 초밥 자체는 일반 스시집 수준이에요. 우동 전문점이니까 초밥이 메인은 아니고, 우동을 메인으로 두고 초밥이 사이드로 든든하게 채워주는 구성 정도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식사를 하면서, 시치미도 첨가하면서 먹었습니다. 유자 향이랑 매콤함이 확 올라오면서 쯔유에 새 맛이 잡힙니다. 한 메뉴지만 취향에 따라 다른 맛을 만들면서 먹을수 있는 것이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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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는 건물 지하주차장을 이용하시면 됩니다. 다이닝코드 기준 1시간 무료예요. 대중교통이면 강남역 도보 5분, 역삼역 도보 7분이고, 강남대로 오피스에서 일하시는 분은 걸어서 오실 수 있어요.

이용팁을 정리해봤습니다.

  • 저희는 평일 12시 조금 넘어 가서 10~15분 기다렸어요. 회전이 빨라서 줄이 있어도 금방 빠집니다

  • 자루우동은 시치미 살짝 뿌려 드시면 두 가지 맛으로 즐길 수 있어요

  • 초행이시면 건물 정문보다 바깥 지하 계단이 더 빨라요. 당구장이랑 복권방 사인을 찾으시면 됩니다

  • 점심은 키오스크 결제, 저녁은 주문 후 카운터 결제예요

  • 사케 리스트가 있어서 저녁 자리로도 가능하고, 청첩장 모임 안내도 받고 있어요

  • 면 좋아하시는 분은 면추가 3,000원

추천드리는 분: 강남대로 근처에서 평일 점심에 우동 한 그릇 제대로 먹고 싶은 분, 그리고 혼자 앉아서 편하게 먹을 혼밥 일식집 찾는 분. 친구나 동료랑 돈가츠, 우동등 일식 원하는 분, 저녁 간단히 사케 한잔 하고싶으신 분, 단체예약이나 청첩장모임으로 프라이빗하게 술과 함께 식사 하고싶으신 분.

개인 평점은 5점 만점에 4.5점입니다. 다음번엔 냉우동으로 다른 메뉴 시도해볼 예정이에요. 강남 근처에 점심 자리 하나 안정적으로 두고 있으면 든든한 매장입니다. 저녁에 사케 한 잔이랑 우동 마무리 자리로도 다녀와볼 생각이에요.

우동일식점심혼밥자루우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