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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먹기

딘타이펑 강남, 대만 본점 팬이 확인한 샤오롱바오와 파이구 볶음밥

딘타이펑 강남 (DIN TAI FUNG)

강남역은 재미있는 동네예요. 대로변은 사람에 치이는데, 두 블록만 안쪽으로 들어가면 갑자기 조용해집니다.

딘타이펑 강남은 그 조용한 안쪽, 강남역 기준으로 북서쪽 10시 방향에 있어요. 강남역 도보권인데 붐비지 않는 골목입니다.

저는 대만에 갈 때마다 딘타이펑 본점에 들를 정도로 샤오롱바오를 좋아해요. 이번엔 연인이랑 강남역 근처에 볼일이 있어서, 본점을 아는 입장에서 강남점은 어떤지 궁금해 다녀왔습니다. 오래된 매장인데도 깔끔하고 깨끗해서 좋았어요.

딘타이펑 강남 (DIN TAI FUNG)

서울특별시 서초구 서초대로73길 12 세계빌딩 2층

서울 서초구 서초동 1317-31

강남역 9번 출구 도보 3분, 메가박스 뒤 GT타워 옆 건물

매일 11:00~22:00 (라스트오더 21:00, 공식 페이지 기준)

가게 사정에 따라 조금 변경될수도 있습니다.

딘타이펑 강남점 1

건물 외관입니다. 1층에 커피빈이 있는 오피스 건물이라 처음엔 여기 맞나 싶었는데, 딘타이펑은 2층이에요.

사실 뒤에서 이야기하겠지만, 실수가 좀 있었습니다. 여긴 건물 뒷편입니다. 건물 앞쪽에 아주 크게 딘타이펑이라고 되어 있더라구요. 강남역 쪽에서 골목길로 걸어가면 (최단거리로) 이 모습을 만나게 되실겁니다.

딘타이펑 강남점 2

여기서 팁 하나 드리자면, 이 건물이 입구가 앞뒤로 있어요. 강남역 쪽에서 걸어오면 자연스럽게 건물 뒤로 들어가게 되는데, 이 뒤쪽 계단으로 올라가면 매장 문이 없어요. 저희도 여기로 올라갔다가 다시 내려왔습니다.

딘타이펑 강남점 3

앞쪽 엘리베이터 홀입니다. 매장 안내에도 앞쪽 엘리베이터를 이용해달라고 붙여둔 걸 봤는데, 실제로 가보니 건물 앞뒤 구분이 애매해서 헷갈리는 분이 많은 것 같습니다. 강남역에서 걸어오시는 분은 건물 반대편으로 돌아 앞쪽 엘리베이터를 타시면 돼요. 이거 하나 알고 가시면 빙빙 돌 일이 없습니다.

뒷쪽으로 들어가시면 2층으로 가도 문이 없어서 들어갈 수 없거든요. 내려와서 다시 가야합니다.

딘타이펑 강남점 5

2층에 내리면 이 유리문이 앞쪽 입구예요. 옆에 세트 이벤트 포스터가 서 있었는데, 저희가 갔을 때는 트러플 세트랑 미식 세트를 58,500원에 하는 기간이었습니다. 이벤트는 시기마다 바뀌니 참고만 하세요.

그런거 상관 없습니다. 딤섬만 맛있게 먹으면 되거든요.

딘타이펑 강남점 6

입구에 캐치테이블 기기가 있어요. 다행히 주말 점심인데도 이날은 웨이팅 없이 바로 안내를 받았습니다. 대만 본점은 두번을 갔지만, 갈 때마다 웨이팅이 있었는데, 한국에서는 조금 덜 해서 좋았습니다. 다른 후기를 보니 저녁 7시 넘어가면 웨이팅이 생기는 편이라, 저녁 모임이면 네이버 예약이나 캐치테이블로 잡고 가시는 게 좋겠습니다.

딘타이펑 강남점 7

딘타이펑 강남점 8

내부에는 웨이팅을 위한 대기석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대기석 벽에 뉴욕타임즈 기사 액자가 걸려 있어요. 1993년에 “가보고 싶은 세계 10대 레스토랑”으로 대만 본점을 소개한 기사인데, 찾아보니 딘타이펑은 1958년 타이베이에서 노점으로 샤오롱바오를 팔던 데서 시작해 이 기사로 세계에 알려졌다고 합니다.

한국에는 2005년 명동에 1호점이 생겼고, 공식 페이지 기준 강남점은 2006년에 문을 연 2호점이에요. 20년 된 매장이라는 거죠.

딘타이펑 강남점 9

딘타이펑 강남점 10

문 열고 들어가면 오래된 브랜드답게 안정감이 있어요. 신규 개점 매장처럼 화려하진 않은데, 오래됐어도 관리가 꾸준해서 깔끔합니다. 테이블 간격이 넓어서 옆자리 이야기가 잘 안 들리고, 큰 테이블은 모임용, 2인석은 창가와 중앙에 나뉘어 있어요. 안쪽에 소파로 된 자리가 따로 있는데, 다른 후기를 보니 예약하면 안내받는 반개방형 룸이라고 합니다. 대만 본점에서 느꼈던 그 안정감이 강남 매장에도 그대로 있습니다.

딘타이펑 강남점 11

카운터에 있는 술병들.. 생각해보니 딘타이펑에서 술을 마셔본적이 없네요, 여기도 청첩장, 직장인 회식 성지인데, 다음번에 저녁에 오면 술들을 먹어봐야겠습니다. 백주랑 너무 잘 어울릴거 같아요.

딘타이펑 강남점 12

저희 자리로 안내받아서 앉았어요. 앞접시가 미리 놓여 있어서 나눠 먹기 편하고, 간장이랑 식초, 생강채가 기본으로 나옵니다. 저희는 여기에 생강채 얹어서 샤오롱바오 소스를 만들어 먹었어요. 테이블 위 추천 메뉴판에 시그니처가 앞쪽에 있어서 처음 오신 분도 뭘 시켜야 할지 헷갈리지 않습니다. 다 먹고싶네요.

딘타이펑 강남점 13

그리고 자리에서도 볼 수 있지만, 업장 벽에 벽에 전체 메뉴판이 걸려 있어요. 샤오롱바오가 4개 7,000원, 6개 10,000원, 10개 15,000원이고, 게살 샤오롱바오는 4개 9,000원부터예요. 트러플 샤오롱바오는 2개에 9,000원, 여러 종류를 조금씩 맛보는 샘플러가 22,000원입니다. 면과 볶음밥은 대체로 15,000원에서 19,000원 사이예요.

딘타이펑 강남점 14

주문은 태블릿으로 해요. 세트 페이지가 먼저 뜨는데 저희는 단품으로 넘어가서 샤오롱바오, 게살 샤오롱바오, 짜장면, 파이구 볶음밥, 그리고 해물굴소스를 따로 시켰습니다. 샤오롱바오는 딘타이펑에서 무조건 시키는 시그니처예요. 안 시키면 여기 온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개인적으로는 트러플은 이름값을 잘 못한다고 생각해요. 향이 좋긴한데, 좀 과합니다. 하가우나 샤오롱바오 등 클래식한 딤섬이 저는 맛잇었습니다.

딘타이펑 강남점 15

샤오롱바오가 나왔어요. 대나무 찜통에 얌전하게 앉아 나오는데, 피가 반투명하게 살짝 비쳐서 안에 국물이 차 있는 게 보입니다. TMI 로 말씀 드리면 딘타이펑은 주름을 18개로 잡는다고 알려져 있습니다.그래서 형태가 거의 비슷하게 나온다고 합니다.

딘타이펑 강남점 16

얇은 피 안에 뜨거운 국물이랑 고기소가 딱 들어 있는데, 젓가락으로 조심스럽게 들어서 숟가락에 얹고 피에 살짝 구멍 내서 국물부터 흘려내리는 게 정석이에요. 첫입에 국물의 진한 향이 앞에 오고, 씹으면서 육즙이 뒤에서 올라옵니다. 대만 본점에서 감동했던 그 흐름이 강남점에서도 그대로예요.

게살 샤오롱바오는 겉은 기본이랑 비슷한데 나란히 놓고 보면 색이 미묘하게 달라요. 게살 감칠맛이 한 겹 얹힌 방향이라 기본이랑 비교해 먹는 재미가 있습니다. 저는 기본 샤오롱바오가 최애인데, 게살도 한 번씩 넣어 먹을 만해요.

우육면이 나왔어요. 국물이 진한 갈색이고 위에 고기 조각이랑 채소가 얹혀 있습니다. 소고기를 오래 우려낸 향이 올라오고, 면은 씹는 힘이 있어서 국물이랑 잘 어울려요. 둘이 가시면 우육면 하나 붙이시면 든든해집니다.

딘타이펑 강남점 17

이번에 제일 좋았던 건 파이구 볶음밥이에요. 볶음밥이 넉넉하게 담겨 나오고 그 위에 파이구(튀긴 돼지 갈비살)가 얹혀 나옵니다. 튀김옷이 황금색이라 시각적으로도 확 눈에 들어와요.

파이구를 따로 시킨 해물굴소스에 살짝 찍어 먹었는데, 이 조합이 좋았어요. 튀김옷이 과하게 두껍지 않고 얇아서 심심하지도 않은 딱 그 사이인데, 겉은 바삭하고 안은 육즙이 남아 있습니다. 볶음밥은 밥알이 서로 뭉치지 않고 하나하나 살아 있어요. 기름지지 않고 담백해서, 파이구 먹고 볶음밥으로 입을 정리하기 좋았습니다. 이 조합은 다음에 와도 무조건 다시 시킬 예정이에요.

딤섬은 몇 개씩 나눠 먹는 거라 오래 앉아 이야기하기 좋아요. 저희도 편하게 식사하면서 이야기했는데, 매장 회전이 급하지 않아서 눈치 보이지 않았습니다. 접시가 많이 나오는데도 직원분이 페이스에 맞춰서 치워주셔서 테이블이 계속 깔끔했어요. 주문 받으실 때 처음 오신 분한테는 시그니처 안내를 자연스럽게 해주시고, 저희처럼 시켜본 손님한테는 필요한 것만 빠르게 챙겨주셔서 편했습니다.

짜장면은 너무 맛있어서 먹다가 먹기 전 사진을 못찍었습니다. 확인해보니 먹던걸 찍은지라 오히려 입맛을 떨구는 사진이 나와버려서 못올렸습니다.

딘타이펑 강남점 18

딘타이펑 강남점 19

손님 구성도 다양했어요. 저희처럼 둘이 온 자리도 있고, 여섯 명이 큰 테이블에서 찜통을 여러 개 놓고 나눠 먹는 자리도 있고, 아이 데리고 온 가족도 있었습니다. 저희 친구들도 최근에 여기서 청첩장 모임을 했다고 하더라구요. 딤섬은 다 같이 나눠 먹기 편하고, 매장이 조용해서 이야기하기 좋고, 강남역에서 가까워서 초대 손님 이동 부담도 낮으니 청첩장 자리나 회식으로 이만한 조합이 잘 없어요. 인원이 있으면 소파 자리로 예약해두시면 됩니다.

딘타이펑 강남점 20

딘타이펑 강남점 21

나오면서 본 오픈 주방이에요. 유리 안에서 흰 옷 입은 분들이 딤섬을 접고 있는데, 들어올 때는 못 보고 나갈 때 봤습니다. 다음에 오면 이 앞자리에 앉아 보고 싶어요.

주차는 매장 발렛이 가능한데 공식 페이지 기준 2시간 4,000원이에요. 자주식 주차는 안 되니 차로 오시면 발렛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저처럼 근처에 다른 볼일이 있으신 분은 그쪽에 차 대고 걸어오셔도 돼요. 저녁 시간이나 청첩장 모임처럼 인원 있는 자리는 미리 잡아두시는 게 안전합니다.

추천드리는 분: 강남역에서 조용하게 둘이 점심 데이트 하실 분, 그리고 저녁 청첩장 모임 자리 알아보시는 분. 지인과의 회식 또는 직장내 회식장소 찾으시는 분, 대만 본점 좋아하셨던 분은 강남점도 실망 안 하실 거예요. 딤섬이 처음이시면 샤오롱바오 한 판 먼저 시켜서 취향에 맞는지 보고 조합을 늘려 나가시면 됩니다.

개인 평점은 5점 만점에 4.5점입니다. 다음엔 저녁에 다시 올 예정이고, 파이구 볶음밥과 굴소스 조합은 반드시 다시 시킬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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