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라리에, 도산공원 옆 아뜰리에 같은 카페

압구정, 압구정로데오또는 도산공원 근처에 에 소개팅이나 데이트 장소를 찾을 때, 인스타 감성 위주라 자리는 예쁜데 정작 대화 나누기 편한 곳 찾기가 은근 쉽지 않아요. 저는 감도 좋은 공간 안내해주는 인스타 계정을 자주 보는데, 도산공원 옆에 새로 문 연 카페가 눈에 들어와서 평일 점심 먹고 산책 겸 다녀왔습니다. 다녀오고 나서 알게 된건데 아이유 님도 다녀간 곳이더라구요. 회사 동료들과 티타임차 다녀왔습니다.
쿠라리에 (KURARIE)
서울 강남구 언주로 842
압구정로데오역 도보 7분, 도산공원 바로 옆 / 10:30-20:30 (라스트오더 20:00)
가게 사정에 따라 조금 변경될수도 있습니다.

저는 서울, 그리고 핫플의 넓고 큰 카페를 좋아합니다.
공간감이 주는 매력이 있고, 돈 냄새가 나거든요. 근교의 커다란 카페를 인스타나 유투브 등 sns로 보면 너무 멋지지만, 막상 가보면 오는 사람들도 매력적이지 않고, 공간도 심심하고, 그 감동을 주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핫플은, 그 지가에서 주는 플렉스가 있습니다. 이 비싼 땅에 이정도 규모로 압도적인 공간감을 가지고 있다는 것, 그것 자체가 너무 매력적입니다.
외관부터 톤이 확실해요. 아이보리 파사드에 큰 창을 4칸 프레임으로 나눠놨고, 위에는 쿠라리에라고 적혀있습니다.
그 밑에 조그맣게 “An Auteur’s Atelier, A Vault of Sensory”라고 적혀있어요. 슬로건 그대로 아뜰리에 컨셉의 공간이라고 이해하시면 될것 같습니다. 사인 위쪽에 닥터마틴의 AirWair 로고가 같이 걸려있는게 이 건물의 재밌는 점인데, 뒤에 다시 얘기할게요.

문 열고 들어가면 층고가 높습니다. 여기서도 감동했습니다. 지금 다니는 회사도 층고가 굉장히 높거든요, 거의 4미터 정도 되는데, 쿠라리에도 층고가 못해도 4.5~5미터정도는 되어보입니다. 2개층을 하나로 터놓은 것 같은 느낌을 줍니다.
노출 콘크리트 벽에 큰 실링팬 두 개가 돌고 있고, 카운터는 우드랑 석재를 섞어놨어요. 인테리어가 앤틱한 톤인데 인더스트리얼 디자인아 섞여있어서, 공간 자체에 매력이 있습니다. 멋좀 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고, 그래서인지 남녀가 오는 경우도 있었고, 패셔니스타로 보이는 남자분들도 오고, 여자분들끼리도 북적거렸습니다. 공간감과 좌석도 안과 밖에 충분히 있어, 티타임, 소개팅, 데이트 모두에 어울립니다.

이 가게 핵심은 여기입니다. 위층이 따로 없이 뻥 뚫려있는 보이드 구조라서 천장이 어마어마하게 높게 느껴져요. 위쪽에 스카이라이트 창이 있어서 낮 시간대엔 자연광이 그대로 떨어지고, 벽에는 KURARIE 세로 사인이랑 여성 초상 프레임이 걸려있어요. 옆으로는 벚꽃 화병이 놓여있는데, 별것 아닌것 같은데 봄 분위기를 살려주면서 내부 공간을 따뜻하게 확 살려주더라구요.
예전 한남 마운틴 갔을때는 펜스로 외부 자리를 감싸놓은게 이집트 관광지 같다고 적었었는데, 쿠라리에는 그런 이국적인 무드가 아니라 도산공원 특유의 절제된 아뜰리에 톤이에요. 압구정이라고 하긴 했지만 정확히는 도산공원 일대의 패션스트리트 분위기 핏에 훨씬 가깝습니다.

창가 자리에 앉으면 도산공원 방향이 그대로 보여요. 방문했을 때는 봄이라 잔디가 초록이고 나무 사이로 사람 지나다니는게 그림처럼 보입니다. 저는 도산공원에서 산책하고 오는 코스로 자주 짜는데, 압구정 로데오에서 밥 먹고 걸어와도 딱 좋은 거리에요. 두 코스 다 도보 10분 안쪽입니다.

디저트 쇼케이스가 진짜 볼거리입니다.
큰 나무 스툴 위에 견과랑 건과일 박힌 파운드케이크가 통째로 올라와있고, 은쟁반에 마들렌 열 개 정도가 나란히 놓여있어요. 옆에는 자몽·딸기 조각케이크가 몇 종. 카운터 옆에 자주색 상자에서 뭔가 작업을 하고 계셨습니다.
보다보니, 자주색 케이스 색감이 참 좋다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같이간 동료가 쿠라리에가 도쿄 디저트 명장인 오야마 케이스케 파티시에와 같이 디저트 파트너로 참여했다고 합니다. 이 색깔은 오야마 케이스케 파티시에의 시그너처 색이라고 하구요.
디저트를 좋아하는 저로서는 특색있는 디저트라 저도 모르게 눈이 자꾸 갔었는데, 역시 훌륭한 디저트여서 그랬나 봅니다.
찾아보니, 오야마 케이스케 파티시에의 시그니처 디저트는 치즈 테린느랑 말차 테린느고, 마들렌·파운드케이크·기프트박스까지 라인업이 갖춰져 있습니다.
저는 테린느의 완전 팬이기도 합니다. 만들어보고 싶어요.

메뉴판은 초록 칠판에 손글씨로 적혀있어요. 위에는 은색 밀크셰이커 조명 세 개가 나란히 걸려있고.
커피는 라떼아트 월드 챔피언 사와다 히로시라는 일본 바리스타가 협업한거라, 라떼 라인업이 굉장히 다양합니다.
시그니처는 쿠라리에 카모 라떼인데 우유·크림·에스프레소 세 가지 레이어를 즐길 수 있는 구성이에요. 그 외 재패니즈 위스키 라떼, 수퍼 에스프레소 라떼, 말차 라떼, 리얼 초콜릿 라떼까지 있습니다.
TMI지만, 여긴 직원분들도 힙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느낌인 과하지 않고 절제되었지만 자기 개성을 잘 나타내는 잘 교육된 애티튜드였습니다.
저는 이날 점심 먹고 온거라 무겁지 않게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만 시켰어요. 커피는 산미 부담 없이 균형이 잘 잡혀있어서 대화 자리에서 무리 없이 편하게 넘길 수 있는 느낌이었어요. 다음번엔 쿠라리에 카모 라떼를 꼭 시켜봐야겠다 싶었습니다. 시그니처 음료는 한번 제대로 확인해보고 싶더라구요.

굿즈 코너도 잘 만들어놨어요. 자주색·크림색 쿠라리에 로고 박스가 진열장에 죽 놓여있는데 도쿄 파티스리 편집숍 그대로 옮겨놓은 것 같은 느낌입니다. 커피 브레이크 기프트 박스는 3만원대 후반쯤 하는데 선물용으로 딱 좋아요. 다음에 지인 선물 챙길 때 한번 들러봐야겠다 싶었어요.

여기서 재밌는 지점 하나가, 위층으로 올라가면 닥터마틴(Dr. Martens / AirWair) 매장이 같이 있다는거에요. 초록 폰트 Dr. Martens 사인이 걸려있고 노출 콘크리트 벽에 부츠들이 진열돼있습니다. 카페 다녀오고 위로 올라가서 부츠 구경하고 내려오는 동선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져있어요.
뭔가 같은 오너인가 싶었습니다. 전체 공간에 통일감을 갖고 위화감이 하나도 없었거든요.

부츠 라이팅 박스에 열다섯 켤레 정도가 조명 받으면서 나란히 진열돼있어요. 카페에서 커피 마시다 잠깐 구경하러 올라가는 동선이라 다들 부담없이 올라오시더라구요. 소개팅 자리에서 커피 마시고 위로 올라가서 부츠 얘기 하다 자연스럽게 대화 이어지는 그림이 나올 수도 있을것 같습니다.
아쉽게도 구매까지 이어지는 건 많지 않았습니다.

위층 테라스도 꼭 올라가보셔야 합니다. 바닥이 흑백 팔각 무늬 타일인데 이 톤이 진짜 예뻐요.
앞 건물이 그렇게 매력적이지는 않지만, 그래도 타일과 난간만 갖고도 충분히 멋지고 트여있는 공간입니다. 이 날은 행사일정이 있어서인지 우드 테이블에 유리컵이랑 냅킨 세팅이 놓여있어서 야외 자리인데도 실내 분위기가 이어져요. 지금은 더워 죽겠지만, 봄이나 가을 낮에 앉으면 특히 좋을것 같습니다.
주차는 발렛 됩니다. 최초 90분 5,000원, 이후 10분당 2,000원이에요.
그렇지만, 도산공원 근처 여러 볼거리들을 즐기러 오거나, 공원산책, 또는 압구정 로데오에서 밥 먹고 걸어오는 코스를 추천드려요. 도산공원 골목이 좁아서 주차 자리 찾는것 보다 걷는게 훨씬 편합니다.


계단은 검은 타일에 우드 손잡이 조합이에요. 위에서 홀을 내려다보면 손님들이 카운터에서 픽업하고 자리 잡는게 그대로 보입니다. 손님 층은 2~30대 커플이 제일 많았고, 여성 친구 둘이 두 시간 넘게 이야기하는 자리도 있고, 회사 동료로 보이는 조합도 있었어요. 조금 쿨 한 분위기에서 소개팅할때 오기 딱 좋은 분위기인것 같습니다.
당연 브런치나 티타임 용으로도 제격이구요. 사진에서도 느껴지는 높은 층고에서 나오는 공간감, 너무 좋습니다.

시간대별로 보면, 요일마다 다른데요.
평일은 점심 시간에는 자리가 거의 없습니다. 주말에는 낮 12시~1시에는 자리 여유가 조금 있고 2시부터 사람이 조금씩 차기 시작했어요. 오픈 초기라 인스타에서 알고 오시는 분들이 많더라구요.
추천드리는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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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산공원 근처 누군가를 만날 카페를 찾고있는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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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산공원 산책 코스에 카페 한 잔 붙이고 싶으신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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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구정 로데오에서 밥 먹고 걸어서 이동할 티타임 자리 찾는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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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팅 자리로 무난하면서 인상 있는 공간 필요한 2~30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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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동료·친구랑 대화 편하게 나눌 아뜰리에 무드의 카페 원하는 분
개인 평점은 5점 만점에 5점입니다. 다른거 다 필요없고 그냥 공간 구경만 와도 충분히 그 값은 합니다.
소개팅이나 티타임 자리로 무리 없이 편하게 추천할 수 있는 공간이고, 다음에는 시그니처 쿠라리에 카모 라떼 시도해보러 다시 갈 생각이에요.
다만 사람이 붐비는 때가 종종 있어서 급하게 커피 한 잔 하고 자리 뜨려는 분은 시간대를 잘 봐야합니다. 여유있게 한두 시간 앉아있을 각오하고 오시면 만족스러우실거에요. 오히려 이건 좋은 이야기라고 해야할까요? 참고하세요.